미 원유 생산 ‘사상 최대’…에너지패권 확대
손익분기점 61~62달러
트럼프 “미국산 사라” 압박
미국 원유 생산이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며 글로벌 에너지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 낮은 손익분기점 구조를 기반으로 고유가 국면에서도 생산 확대 여력을 확보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동산 원유 및 가스 수입에 의존하는 국가들을 향해 “미국산 원유를 사라”고 공개적으로 압박해 주목된다.
3일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2025년 미국 원유 생산량은 전년 대비 3% 증가한 일평균 1360만배럴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하루 35만배럴이 늘어난 수준으로 글로벌 공급 확대의 핵심 축으로 자리잡았음을 의미한다.
생산 증가를 이끈 중심축은 텍사스와 뉴멕시코에 걸친 퍼미안 분지다. 이 지역은 전체 미국 생산의 절반에 가까운 48%를 차지하며 증가분 대부분을 책임졌다. 퍼미안 단일 지역 생산량만 하루 660만배럴에 달하며 사실상 ‘세계 최대 유전’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미국 셰일산업의 강점은 낮은 생산비용 구조다. EIA는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의 설문조사를 인용해 “퍼미안분지 유전의 2025년 손익분기점 가격이 배럴당 61~62달러”라고 밝혔다. 이는 2024~2025년 브렌트유 평균가격 68.2~79.9달러보다 낮다.
국제유가가 일정 수준 이하로 하락하더라도 생산이 유지될 수 있음을 의미하며, 동시에 가격 상승기에는 신속한 증산이 가능해 시장 대응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다.
‘저비용·고효율’ 구조는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서 미국의 전략적 위치를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 중동 리스크 등 지정학적 변수로 유가가 급등한 상황에서도 미국은 안정적인 공급원이자 수출기지로 활용할 수 있는 핵심 플레이어인 셈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대국민 연설을 통해 중동 에너지 의존 구조를 정면으로 겨냥했다. 그는 이란의 봉쇄로 국제유가 급등의 원인이 된 호르무즈 해협을 언급하며 해당 해협을 통해 원유와 가스를 수입하는 국가들에 대해 “미국에서 석유를 구입하거나, 스스로 해협을 지키라”고 말했다.
이어 “해협으로 가서 스스로 가져가고 지키고 활용하라. 이란은 사실상 초토화됐다”고 발언하며 사실상 중동 공급망 대신 미국산 에너지로의 전환을 압박했다.
이는 단순한 외교적 메시지를 넘어 미국의 에너지전략과 직결된 발언으로 해석된다. 중동 리스크로 글로벌 공급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미국은 낮은 손익분기점과 대규모 생산 능력을 바탕으로 대체 공급자로서의 입지를 노리는 것이다.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미국 원유산업은 단순한 생산확대를 넘어 중동 리스크 확대 → 유가상승 압력 → 셰일 증산 → 가격 방어력 확보(낮은 손익분기점) → 시장 지배력 강화라는 구조적 경쟁력을 통해 에너지 패권을 실질적으로 확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