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 불가피…“재정건전화 위한 노력 병행해야”

2026-04-03 13:00:02 게재

2020년부터 11번 편성, 추경 연례화 고착

올 적자성 채무 100조 증가, 금융성의 9.6배

“중·장기 재정의 지속가능방안 마련해야”

연례적인 추가경정예산 편성이 고착화하면서 재정건전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메르스, 코로나19 등 감염병과 산불, 홍수에 이어 중동 전쟁 등 대내외 악재들로 대규모 재정투입의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재정건전화를 위한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재명정부는 한 번의 예산안과 두 번의 추경안을 내놨지만 국가재정의 건전성 확보를 위한 계획은 제대로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3일 국회 사무처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국가재정법이 제정된 2006년 10월 이후 20년간 19차례의 추경안이 편성됐고 이 중 11차례는 2020년부터 올해까지 7년 사이에 집중됐다.

이에 따라 재정건전성이 빠르게 악화하고 있다. 정부가 이번에 추경안과 함께 국회에 제출한 ‘2025~2029년 국가재정운용계획의 재정총량에 미치는 효과’에 따르면 올해 국가채무는 1412조8000억원으로 지난해 2차 추경기준 국가채무(1301조9000억원)에 비해 110조9000억원이 늘어날 전망이다.

연간 국가채무 증가폭이 100조원을 넘긴 것은 코로나19 확산 시기인 2020년, 2021년과 지난해에 이어 4번째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중은 올 추경으로 50.6%를 기록해 지난해보다 1.5%p 상승하며 처음으로 50%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9년에는 57.9%까지 상승할 것으로 제시됐다.

우리나라 국가채무 규모는 다른 나라에 비해 낮은 수준이지만 증가 속도가 문제다. IMF가 국제간 국가채무 비교를 위해 사용하는 일반정부 부채 (D2) 비율은 56.7%로 37개 선진국 평균인 108.5%에 크게 못 미친다.

하지만 2019년 39.7%에서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37개 선진국 중 부채 비율 순위가 30위(2018년)에서 19위(2026년)까지 뛰어올랐다.

국가채무의 질도 빠르게 나빠지고 있다. 이번 추경안에 따르면 전체 국가채무 중 대응자산이 없어 실질적 채무상환 부담이 수반되는 적자성 채무가 1025조1000억원으로 2019년 407조6000억원에서 연평균 14.1% 늘어났다.

같은 기간 융자금·외화자산 등 대응자산이 있어 채무상환을 위한 별도의 재원조성 없이도 자체상환이 가능한 금융성 채무는 315조6000억원에서 387조7000억원으로 매년 3.0% 증가했다. 적자성 채무 증가속도가 금융성 채무의 4.7배 수준이다.

특히 올해 늘어난 채무 중 적자성 채무는 100조4000억원으로 금융성 채무(10조5000억원)의 9.6배에 달했다. 결국 전체 국가채무에서 적자성 채무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56.4%에서 올해는 72.6%로 16.2%p나 뛰어올랐다.

박승호 국회 예산정책처 예산분석관은 “적자성 채무의 가파른 증가는 국민의 실질적 채무상환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고 이자 지출 증가에 따른 재정운용의 경직성 심화 등의 문제를 수반하므로 국가채무 총량뿐 아니라 적자성 채무 수준에 대한 적극적 관리 노력이 필요하다”며 “하지만 ‘2025~2029년 국가재정운용계획’ 및 제1회 추경안과 함께 제출된 ‘재정총량 관리방안’ 등에서 적자성 채무 증가 등 국가채무의 질에 대한 관리 방안 및 관리 목표가 제시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했다.

또 “기획예산처는 재정의 지속가능성 확보 노력을 지속하겠다는 입장만을 제시하면서 지난 예산안 심사시 제출한 추상적인 내용과 사실상 동일한 내용만을 구체적인 관리방안 없이 제출했다”며 “정부는 현실적이고 실효적인 재정운용 목표 설정과 재정준칙 등 중·장기적인 재정의 지속가능성 확보방안을 마련하고 이를 올 9월로 예정된 2027년도 예산안 등과 함께 국회에 제출해 국회에서 이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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