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 ‘항행의 자유’ 국적따라 달라져

2026-04-06 13:00:01 게재

호르무즈해협 선별 통과

중국, 파나마국적선 억류

자유무역을 가능하게 했던 선박의 ‘항행의 자유’가 흔들리고 있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호르무즈해협은 국적에 따라 통항 가능 선박이 달라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고 중국과 미국이 파나마운하를 둘러싸고 진행 중인 힘겨루기로 파나마국적선의 중국항만 억류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한국을 포함 글로벌 선사들은 자국내 규제를 피해 파나마 등 제3국에 선박을 등록해 운영하고 있어 파나마국적선 억류현상에 세계 해운계가 긴장하고 있다.

6일 현재 해양수산부와 한국해운협회에 따르면 호르무즈해협 안에는 한국선사가 운영하는 26척의 선박이 있고, 중국 항만 억류문제로 한국선사 한 곳이 협회에 문의를 해 당국이 긴장 속에 상황 변화를 주시하고 있다.

3일(현지시간) 프랑스 선주 소유 컨테이너선 ‘CMA CGM 크리비’호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고 일본 미쓰이 액화천연가스(LNG) 선박도 최근 해협을 통과했다.

미국 해운조선 전문미디어 지캡틴에 따르면 미쓰이 OSK 대변인은 LNG 탱커가 해협 통과에 대한 수수료를 지불했는지에 대해 언급을 거부했다.

CMA CGM 측도 관련 논평을 거부했다. 아사히신문은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일본 정부가 해협 통과 관련 협상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이란 합동군사령부 대변인은 4일 성명을 통해 “형제 국가인 이라크는 우리가 호르무즈 해협에 부과한 어떠한 제한에서도 면제된다”며 “이러한 제한은 적대국에만 적용된다”고 밝혔다.

지캡틴은 이같은 현상의 핵심은 선박들이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통과하고 있다는 사실이 아니라 ‘어떻게’ 움직이는지에 있다고 강조했다. 외교부도 5일 일본·프랑스 선박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것에 대해 “해당 선박 및 국가별 조건이 다른 상황”이라고 밝혔다.

외신들에 따르면 일부 선박은 표적이 될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선박자동식별장치(AIS) 송신을 수정해 국가 소유권이나 정치적 동맹을 강조하고 있다. 유로뉴스는 CMA CGM 선박이 자동식별장치(AIS)를 통해 적극적으로 프랑스 소유 선박이라는 신호를 보내 지정학적 위험을 최소화하려 했다고 전했다.

중국항만에는 미국과의 갈등이 번졌다.

글로벌 물류전문 미디어 더로드스타는 도쿄 양해각서에 따른 선박구금명단을 분석해 중국 항만국 통제로 억류된 파나마국적 선박 수가 1, 2월에 비해 3월 급증했다고 밝혔다.

이는 파나마대법원이 2월 홍콩계 CK허치슨이 파나마운하 양쪽에서 운영하고 있는 항만터미널 운영에 대해 위헌판결을 내린 이후에 나타난 현상이다.

판결 이후 CK허치슨은 국제중재절차를 시작했고 중국은 파나마에 정치·경제적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분석가들은 라틴아메리카에서 경제적 영향력을 확대해 온 중국과 서반구에서 전략적 자산 통제를 강화하려는 미국 사이에 경쟁이 한층 격화되는 양상이라며 사태 전개를 주목하고 있다.

로드스타에 따르면 3월 중 도쿄 양해각서 아래 179건의 선박이 억류됐고, 이 중 68.7%인 123건은 중국 항구에서 발생했다. 중국 항만에서 발생한 123건 선박 억류 중 파나마국적 선박은 73.9%에 이른다.

1, 2월 중국에서 억류된 파나마 국적 선박은 각각 25척, 19척이다. 한국해운협회 관계자는 “최근 선사 한 곳에서 중국항만의 파나마국적선 억류에 대해 문의를 해온 일이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해수부 관계자는 “해운업계에 중국항만의 동향에 대해 알리고 조심하라고 통지했다”며 “중국과도 우리 국적선은 아니지만 (편의치적으로 운항하는 한국선박들도 있으니)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다양한 소통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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