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력, 비자중심에서 통합관리로 전환”

2026-04-06 13:00:23 게재

부처별 분산, 노동시장 정책 공백

수급설계·체류지원·권익보호 포괄

국내 이주노동자가 110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외국인력 정책을 비자·체류 중심에서 노동시장 통합관리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고용노동부는 3일 서울 중구 로얄호텔에서 ‘이주노동정책의 미래와 통합적 정책지원 방안’ 토론회를 열고 외국인력 정책의 구조적 문제와 개선 방향을 논의했다.

이규용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발제에서 “외국인력정책은 비자·체류관리와 노동시장 정책이라는 두 축으로 운영돼야 하지만 현재는 비자발급 정책으로만 작동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 현행 제도는 입국과 배치 등 ‘도입 단계’에 정책이 집중되고 취업 이후 단계에서는 숙련 형성이나 경력개발 지원이 사실상 방치되는 구조다. 이로 인해 숙련 축적 없이 이탈과 재도입이 반복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연구위원은 “외국인력정책 컨트롤타워를 마련하고 다양한 취업비자관리 체계를 개편해 도입·선발, 초기 적응, 숙련형성, 경력개발, 귀국·정착의 전과정을 일관성 있게 통합 설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권익보호 측면에서도 제도 개선 요구가 이어졌다. 이철승 경남이주민센터 대표는 “산업재해 임금체불 폭력 등 이주노동자 인권 침해문제가 여전히 반복되고 있다”며 “부처별 분절 관리가 이러한 문제를 고착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사업장 이동 제한이 구조적 문제의 핵심으로 지목됐다. 이동의 자유가 제한되면서 열악한 사업장에 묶이는 경우가 많고 이는 임금체불·산재·폭력 피해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사업장 이동권 보장과 함께 숙련도 기반 임금체계 도입, 단계적 숙련 양성 시스템 구축 등을 통해 “값싼 노동력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법·제도 측면에서 한계도 지적됐다. 김기선 충남대 교수는 “현행 외국인고용법은 고용허가제 중심으로 일부 외국인 근로자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 전체 외국인 노동자를 포괄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법 적용 범위를 ‘일하는 모든 외국인’으로 확대하고 “적정 도입과 고용관리, 차별 없는 근로환경 조성을 위한 기본계획 수립 등 통합적 외국인력 도입·관리를 위한 법체계 마련이 시급하다”고 제안했다.

이어 “외국인력 도입 규모와 업종 결정 역시 노동시장 수급 전망과 연계해 통합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론자들은 외국인력 활용과 권익보호를 동시에 달성하기 위해서는 범정부 협의·조정 체계 구축이 핵심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

노동부는 향후 TF 논의와 토론회 결과 등을 바탕으로 올해 상반기 중 ‘외국인력 통합지원 로드맵’을 마련할 계획이다.

권창준 노동부 차관은 “지속가능하고 상생하는 노동시장을 위해서는 전체 외국인력에 대한 통합적 제도 및 수급설계, 숙련형성, 체류지원 등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한남진 기자 nj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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