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지럼 질환 치료시장 동향

어지럼 치료제 초기개발 단계, 혁신성 높아

2026-04-07 13:00:06 게재

세계적으로 증상 완화에 머물러 … 효과 제한적이라도 낙상예방 목적 치료제로 급여 적용 필요

어지럼(dizziness)은 단순한 일시적 증상이 아니라 전정기관(귀)과 중추신경계의 복합적 이상에서 발생하는 대표적 신경·감각 질환군이다. △말초 전정기능 저하 △중추신경계 손상 △심혈관·대사 이상 △약물 독성 △정신·심리적 요인 등 다양한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나타난다. 어지럼은 크게 말초성 전정질환과 중추성 질환, 그리고 기능성 만성 어지럼으로 구분된다. 이 중에서도 가장 흔한 질환은 양성돌발성체위성현훈(BPPV)과 지속성자세지각어지럼(PPPD)이다. BPPV는 내이(귀안)의 이석이 반고리관으로 이동하면서 발생하는 질환이다. 특정 자세 변화 시 회전성 어지럼을 유발한다. 반면 PPPD는 뇌와 전정계에 구조적 이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감각 통합 장애와 불안 반응이 결합돼 만성적으로 지속되는 기능성 질환이다. 이러한 어지럼 질환은 단순 불편을 넘어 삶의 질 저하와 낙상 위험 증가로 이어진다. 특히 고령층에서는 골절 및 장기 요양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공중보건 측면에서도 관리 필요성이 강조된다. 실제로 어지럼은 예측 불가능성과 공간 지각 장애, 공포감 등 복합적 증상을 동반하며 환자에게 심리적·기능적 부담을 동시에 초래하는 특징을 보인다. 하지만 현재 세계적으로 어지럼 질환 치료접근은 ‘증상 완화’에 머물고 있다. 고령화와 만성질환 증가에 따라 환자 수와 진료비 부담이 빠르게 확대되면서 임상적·산업적 중요성이 동시에 커지고 있다. 관련해서 최근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연구진 등은 어지럼 주요질환 기반 치료와 시장 동향 등을 소개했다.

어지럼 질환이 만성·난치성질환으로 고착화 되고 있어 보건의료적 대책 마련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7일 보건산업진흥원(이하 보산진) 보고서(어지럼 주요질환 기반 치료 및 시장동향)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어지럼증 및 어지럼(상병기호 R42) 진료 인원은 96만7491명으로 2018년 대비 약 7.4% 늘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진료비는 2296억원으로 약 50.2% 늘었다. 환자자 수 증가 대비 진료비의 증가 폭이 크게 울돌았다.

이는 어지럼이 단발성 급성 증상으로 소멸되기보다 반복적 검진·재활·치료가 요구되는 만성·난치성 질환으로 고착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김민석·박성호 보산진 제약바오산업단 제약바이오산업지원팀은 “현재 치료는 비약물적 치료중심에 의존하고 있다”면서 “만성화 예방과 기능회복, 재발 감소를 위해 근본 병태를 치료할 수 있는 신약개발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비약물적 치료법이 표준치료 = 치료 측면에서는 질환 유형에 따라 접근 방식이 크게 달라진다. BPPV의 경우 약물보다 이석을 원위치로 이동시키는 이석치환술이 1차 치료로 권고된다. 이는 높은 성공률을 보이는 비약물 치료법으로 현재까지 가장 효과적인 표준 치료로 자리잡고 있다. 다만 일부 환자에서는 재발이나 난치성 경과를 보이며 추가 치료 전략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반면 PPPD는 단일 치료로 해결되기 어려운 복합 질환이다. 전정 재활치료(VRT), 인지행동치료(CBT), 약물치료를 병행하는 다학제 접근이 요구된다. 그러나 현재까지 PPPD에 대해 승인된 표준 치료제는 없다. 항우울제(SSRI·SNRI) 등 기존 약물이 보조적으로 사용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는 어지럼 질환 치료가 여전히 ‘증상 완화 중심’에 머물러 있음을 보여준다.

약물 치료 역시 근본적 한계를 안고 있다. 항히스타민제 항콜린제 벤조디아제핀 등은 전정 신경 억제와 증상 완화에 기여한다. 하지만 질환의 병태생리를 직접 교정하지는 못한다. 특히 장기 사용 시 부작용과 의존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제한적으로 활용된다. 결과적으로 현재 어지럼 치료는 비약물 치료와 증상 완화 약물에 의존하는 구조적 한계를 갖는다.

이 같은 치료 한계는 산업구조에도 그대로 반영된다. 글로벌 어지럼 치료제 시장은 항히스타민제와 항콜린제 등 전통적 약물군이 약 70% 가까운 비중을 차지하며 혁신 신약 비중은 매우 낮다. 이는 전정질환의 복잡한 병태생리와 임상 평가의 어려움으로 인해 신약 개발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어지럼 질환은 단순 불편을 넘어 삶의 질 저하와 낙상 위험 증가로 이어진다. 특히 고령층에서는 골절 및 장기 요양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공중보건 측면에서도 관리 필요성이 강조된다. 사진 클립아트코리아

◆증상 완화 접근 중심이라 재발, 만성난치성 질환화 = 시장 규모는 완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비교적 시장 자료가 축적돼 있는 글로벌 현훈치료제 시장은 2025년 약 20억5690만달러 수준에서 연평균 약 5~6% 성장해 2030년에는 약 27억3910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말초성 어지럼 치료제가 전체 시장의 약 75%를 차지하며 핵심 영역으로 자리잡고 있다.

글로벌 현훈 치료제 시장은 △현훈 및 전정질환 유병률 증가 △고령 인구의 증가 △내이 질환에 대한 진단·치료 인식 개선 및 의료 접근성 개선 △진단 기술의 발전 △바이러스 감염, 심혈관질환, 뇌 손상 등 질환이 증가함에 따라 전정질환 치료제 시장의 중장기적 성장 가능성이 높다.

지역별로는 북미가 약 38% 수준의 점유율로 최대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유럽과 아시아가 뒤를 잇는다. 다만 향후 성장률 측면에서는 아시아 시장의 확대가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시장 역시 고령화와 의료 접근성 개선에 힘입어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된다.

기업 구조를 보면 글로벌 제약사와 제네릭 중심 제조업체가 혼재된 형태다. 화이자 글락소스미스클라인 사노피 등 주요 제약사는 신경계 질환 및 항히스타민제 등 현훈 증상 완화에 사용되는 광범위한 약물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시장에 참여하고 있다.

상당수 1차 치료제의 특허가 만료됨에 따라 시장은 제네릭의약품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진 상황이다. 테바·루핀 등 제네릭 기업들은 베타히스틴 메클리진 등 주요 약물의 공급을 통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이들 기업 활동은 신흥시장과 개발도상국에서 치료접근성을 높이는데 기여하고 있다.

2021년 현훈치료제 시장은 항히스타민제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 항히스타민제와 항콜린제가 전체시장의 약 69,2%를 차지한다.

현재까지 어지럼 질환을 직접 타깃하는 기전 기반 신약은 거의 없고 증상완화 중심의 전통 약물군에 의해 시장이 주도도 있음을 알 수 있다. 일부 기업에서 메니에르병 등을 대상으로 한 임상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상용화된 혁신 치료제는 제한적이다. 어지럼 치료 글로벌시장이 여전히 ‘미개척 영역’을 상당 부분 포함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국내 제약업계의 어지럼 관련 주요 제품들을 보면 은행잎추출물에 기반한 유유제약의 타나민은 중추성 현훈치료 적응증에 건강보험 적용을 받고 있다. SK케미칼의 기넥신은 어지럼증과 이명 환자에게 도움이 된다. 그리고 휴온스 등의 베타히스틴류 제품들이 사용되고 있다.

◆기전 기반 근본치료계 개발에 전폭 지원 필요 = 보산진 연구원들은 “어지럼 치료 시장은 전정기능 조절, 감각 재조정, 신경가소성 촉진을 기반으로 하는 ‘기전 기반 근본 치료제’ 개발로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인공지능 기반 신약개발 기술 도입은 병태 기전이 복합적인 만성 어지럼 치료제 개발의 혁신을 가속시킬 핵심 도구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도 중국 브라질 러시아 남아프리카공화국 인도네시아 멕시코 등 신흥 경제권은 △급속한 경제 성장 △의료접근성 확대 △만성질환 증가로 어지럼 현훈 치료제에 대한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해당 국가 환자 삶의 질 개선 요구가 커지면서 현훈 두통 메스꺼움 구토 등 기능 저하 증상에 대한 치료 수요가 의료시스템 안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글로벌 시장 성장 동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된다.

연구원들은 전정질환 치료제 시장은 아직 기전 기반 신약경쟁이 본격화되지 않은 초기 시장으로 국가 차원에서 전정질환 치료제 연구개발 전략을 제시하고 혁신적 약물을 집중적으로 육성할 필요성을 제기했다.

암이나 치매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어지럼 같은 전정질환은 고령화사회에서 삶의 질 저하와 낙상·요양비 증가와 직결되는 핵심질환으로 기초병태 연구→표적 발굴→신약개발까지 이어지는 국가 연구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융복합 연구를 장려해 △인공지능 신약개발 기업(표적·물질 개발) △제약사(비임상·임상) △의료기관(임상 데이터) △인공기능기업이 협력하는 오픈 이노베이션 컨소시엄을 조성하고 정책적 인센티브를 제공을 추진해야 한다.

어지럼에 대한 치료 효과가 제한적이라도 부작용이 적고 안전성이 확보된 경우, 낙상위험이 높은 고위험군 환자에 한해 어지럼 예방 및 치료제를 ‘낙상 예방 목적 치료제’로 제도적으로 인정하고 건강보험 급여 적용 검토를 통해 예방적 치료시장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김규철 기자 gckim1026@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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