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부·경찰, 풍력발전 사망사고 압수수색

2026-04-07 13:00:05 게재

중대재해 수사 본격 착수

군유지 설치 14기 철거

경북 영덕 풍력발전기 화재 사망사고와 관련해 정부가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반복된 사고에도 안전조치가 제대로 이행됐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것으로, 중대재해 책임 규명 수사가 본격화되고 있다.

7일 고용노동부와 경찰에 따르면 노동부 포항지청과 경상북도경찰청은 전날 영덕 풍력발전단지 운영사 본사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근로감독관과 경찰 등 35명이 투입돼 관계자 PC와 자료를 확보하고, 화재 방지 및 대피 조치 등 안전조치 이행 여부를 집중 확인하고 있다.

이번 수사는 지난 3월 23일 영덕 풍력발전단지에서 발생한 화재 사고와 관련해 이뤄졌다. 당시 발전기 정비 작업 중 불이 나 유지·보수업체 소속 작업자 3명이 숨졌다.

노동부는 확보한 증거자료를 토대로 안전조치 의무 위반 여부와 책임 소재를 규명하고, 산업안전보건법과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여부를 엄정하게 판단할 방침이다.

이번 압수수색은 단순 사고 조사 수준을 넘어 형사 책임을 전제로 한 강제수사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노동부는 대형 사망사고가 발생하거나 기본적인 안전수칙이 지켜지지 않은 경우 압수수색과 구속 등 강제수사를 적극 활용하겠다는 방침이다.

문제는 사고가 단발성이 아니라는 점이다. 해당 풍력단지에서는 지난 2월 발전기 블레이드 파손과 기둥 꺾임 사고가 발생한 데 이어, 3월 화재로 인한 사망사고까지 이어졌다. 두 달 사이 사고가 반복되면서 설비 안전성과 관리 체계 전반에 대한 점검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영덕군은 설비 철거에 나섰다. 군과 운영사는 군유지에 설치된 풍력발전기 14기를 1년 내 전면 철거하기로 합의했다. 최근 사고가 발생한 설비를 포함해 노후 발전기를 단계적으로 철거하는 방식이다.

운영사는 철거를 전제로 대부 계약을 1년 연장했으며, 해당 기간 동안 설비를 순차적으로 철거할 계획이다. 사유지에 설치된 발전기에 대해서는 신규 설비로 교체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번 조치는 수사와 별개로 반복된 사고에 대한 행정 대응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사고 발생 이후에야 설비 철거가 이뤄지는 구조라는 점에서 사전 예방 체계의 한계를 보여준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재생에너지 설비 확대 속도에 비해 안전관리 체계가 뒤따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민간 중심 운영 구조 속에서 점검과 감독이 사후 대응에 머물고 있다는 점이 문제로 꼽힌다.

결국 이번 사건은 재생에너지 확대 과정에서 안전 관리가 충분히 작동하지 못한 구조적 문제를 드러낸 사례로 평가된다. 사고 이후 강제수사와 설비 철거로 이어지는 대응만으로는 유사 사고를 막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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