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대형병원 7곳, 임산부 수용 거부
쌍둥이 중 1명 사망·1명 뇌손상
이송체계 가동에도 산모는 제외
대구에서 조산 위기 임산부가 7개 대형병원에서 수용을 거부당하며 4시간 넘게 떠돌다 쌍둥이 중 1명이 숨지고 1명은 뇌손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응급환자 이송 체계가 가동되고 있었지만, 정작 조산 위기 산모에는 적용되지 않았다.
8일 대구시와 소방당국에 따르면 2월 28일 해당 산모는 임신 28주 상태에서 복통을 호소하며 119에 신고했다. 구급대는 지역 내 대형병원 7곳에 수용 가능 여부를 문의했지만 모두 거부됐다.
산모는 보호자 차량으로 이동해 수도권 병원으로 이송됐고 신고 후 4시간이 지나서야 수술이 이뤄졌다. 이미 상태가 악화된 뒤였고 쌍둥이 중 1명은 숨지고 다른 1명은 뇌손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병원들은 신생아중환자실(NICU) 병상 부족과 산부인과 전문의 부재 등 필수의료 인프라 부족을 이유로 들었다. 문제는 이번 사태가 단순한 의료 공백이 아니라 제도 작동 실패라는 지적이 나온다는 점이다.
대구시는 중증 응급환자 이송을 위해 ‘다중이송전원 협진망’을 운영 중이다. 협진망은 지난해 804건, 올해 1~2월에도 64건이 가동될 만큼 실제로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수용 가능한 병원’을 전제로 하는 구조 탓에 고위험 임산부 대응에는 한계를 드러냈다. 신생아중환자실과 전문 의료진을 모두 갖춘 병원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앞서 대구에서는 2023년 ‘응급실 뺑뺑이’ 사망 사건 이후 이송 지연과 수용 거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책임형 응급의료체계가 도입됐다. 그러나 이번 사고로 해당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119 중심 병원 지정·수용 시스템이 사실상 무력화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대구시 관계자는 “보건복지부와 협력을 강화하고 금주 내 상급종합병원장 간담회를 열어 고위험 임산부 미수용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제도를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서원호 기자 o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