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공천 갈등 확산 … 18년 전 ‘친박 무소속 연대’ 재연할까

2026-04-08 13:00:15 게재

2008년 총선, 친박 무소속 12명 당선 ‘기염’

6.3 지선, 이진숙·박맹우 등 무소속 출마 의지

주호영 “항고심 판단 지켜본 뒤 거취 최종 판단”

‘박근혜’ 같은 구심점 없어 바람 강도 약해질 듯

18년 전인 2008년 총선을 앞두고 여당 한나라당은 비주류인 친박(박근혜)을 대거 공천 탈락시켰다. 공천 학살로 불릴 정도였다.

탈락자 중 일부는 친박 무소속 연대를 결성했다. 교섭단체나 정당이 아닌 무소속 후보들의 선언적 결사체였다. 이들은 선거 벽보에 ‘무소속’이 아닌 ‘친박 무소속 연대’라고 표기해 자신의 정체성을 강조했다. 친박 무소속 연대는 선전했다. 박근혜 전 대표의 심정적 지원에 힘입어 12명이 당선됐다. 훗날 이들은 한나라당으로 복당해 박근혜정부 출범의 밑거름이 됐다.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에서 또 다시 무소속 출마 움직임이 잇따르고 있다. 박맹우 전 울산시장은 7일 “위기의 울산을 바로 세우고 보수 재건에 나서겠다”며 울산시장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포항시장 경선에서 컷오프된 김병욱 전 의원과 박승호 전 시장도 무소속 출마를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의원은 7일 SNS를 통해 “이대로 국민의힘이 포항과 시민을 우롱하는 것을 두고 볼 수 없다. 시민과 함께 싸워 기필코 바로잡겠다”고 밝혔다.

강원도에서도 국민의힘 탈당 뒤 무소속 출마하는 사례가 잇따른다. 경선에서 컷오프된 최명서 영월군수는 8일 기자회견을 열어 탈당과 무소속 출마 의사를 밝힌다. 양구군수에 도전했던 김왕교 강원도의원도 탈당 뒤 무소속 출마에 나섰다.

대구시장 경선에 출사표를 던졌다가 컷오프된 이진숙 전 방통위원장도 무소속 출마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이 전 방통위원장은 장동혁 대표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공천을 제안했지만, “기차는 떠났다”며 대구 유세를 계속하고 있다.

이 전 방통위원장과 함께 컷오프된 주호영 의원은 8일 “항고심 판단을 끝까지 지켜본 뒤, 제 거취에 대한 최종 판단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잇따르는 무소속 출마 움직임이 2008년 12명 당선을 이끌었던 친박 무소속 연대 바람을 재연할 수 있을지를 놓고는 의견이 엇갈린다. 2008년에는 ‘박근혜’라는 정치적 구심점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구심점 없이 각개약진해야 하는 처지라 무소속 바람 재연이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국민의힘 공천이 파행을 거듭하면서 무소속 출마를 자초한 만큼 국민의힘에 비판적인 민심이 무소속 후보들에게 힘을 실어줄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일부 무소속 후보가 약진한다고 해도 2008년 친박 무소속 연대 바람의 강도에는 미치지 못할 것이란 예상이 우세하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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