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자·소비자 모두 웃는 행복한 연결을 위해”
‘비판자’에서 ‘설계자’로
이경선 카페 게더 대표
“공정무역이라는 이름으로 가격만 높고, 정작 혜택은 생산자에게 돌아가지 않는 구조에 누구보다 비판적이었던 사람이 바로 저였습니다.”
10여년 전부터 카메룬 현지를 직접 방문해 원두를 들여오며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온 이경선(사진) ‘카페 게더’ 대표. 그동안 그는 공정무역이라는 이름 뒤에 숨은 불투명한 유통 구조를 지적하며, 개인의 양심과 안목으로 일일이 공정성을 따져 원두를 선별해왔다.
하지만 이제는 고군분투하던 개별적인 노력을 넘어, 누구나 믿고 참여할 수 있는 공인된 인증 시스템을 도입해 그 가치를 확장해나갈 계획이다. 한국공정무역협의회 교육위원을 맡은 그는 신뢰를 담보할 수 있는 ‘K-공정무역 인증제도’의 기틀을 세우는 데 앞장서고 있다.
7일 내일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 대표는 “소비자는 비싼 가격을 지불하는데 생산자는 여전히 가난하고, 품질조차 보장되지 않는다면 그것을 어떻게 공정하다고 할 수 있겠느냐”면서 “해외뿐만 아니라 국내에 있는 기업과 기관, 소상공인들이 양심적으로 운영하며 제대로 된 생산품을 쓰고 있는지 검증할 수 있는 ‘한국형 공정무역 기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교육위원으로서 인증 시스템을 현장에 정확히 전달하고 교육하는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투명한 공정거래가 정착돼야만 가치 소비를 위해 애써온 기업과 가게들도 그 노력을 제대로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대표의 행보를 돌아보면 그는 ‘공정무역’ 그 자체다. 10여년 전부터 세계여성커피연맹(IWCA)에 가입해 권리 사각지대에 놓인 해외 여성 농부들을 지원하는 일에 힘을 쏟아왔다. 그는 “여성 농부들은 노동의 주역임에도 낮은 사회적 지위 탓에 대출이나 재산권 행사에서 소외되고 있다”며 “소비국인 우리가 이들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고민하는 것은 유엔(UN)이 지향하는 ‘지속가능발전목표(SDGs)’를 실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철학은 그의 매장 운영에도 고스란히 녹아 있다. 현지에서 높은 비용을 들여 직수입한 생두임에도 불구하고 판매가는 합리적인 수준을 유지한다. 생산자와 판매자, 그리고 소비자가 혜택을 골고루 나누어야 한다는 ‘공생’의 원칙을 지키기 위해서다.
이 대표는 “공정함이란 어느 한쪽도 억울하지 않게 치우침이 없는 것”이라며 “K-공정무역 인증제도를 통해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가 신뢰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가 꿈꾸는 ‘K-공정무역’은 단순한 인증 마크를 넘어, 커피 한 잔에 담긴 모든 이들의 노력이 정당하게 보상받는 ‘행복한 연결’을 향하고 있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