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농철 자재 공급 충분한데, 품귀 불안에 사재기까지
필름·멀칭비닐 등 봄철 사용량은 이미 확보 … 불안감 조성, 필요 이상 구입량 늘어
농번기가 시작되면서 영농활동을 하는 농민이나 체험·주말농들은 하우스에서 쓰는 필름과 멀칭용 비닐 구입이 걱정이다. 중동전쟁으로 인해 시설농업용 필름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공포감에 사재기 유혹이 번지고 있다.
필름은 2~3년에 한번을 교체해야 한다. 유가급등기에는 필름 가격이 30% 이상 상승한 사례가 있어 올해도 가격 상승을 걱정하며 교체시기를 늦추고 있다.
하우스에 사용하는 필름은 1000㎡ 기준 교체비용이 200만~300만원 정도다. 교체 시기를 놓치면 보온 성능이 떨어져 난방비 증가 원인이 된다.
농업용 필름은 폴리에틸렌(PE) 기반제품으로 원료는 원유와 나프타에서 나온다. 국제 유가가 급등하면서 필름 공급부족을 우려해 사재기를 하는 농가들도 확인되고 있다.
9일 농협과 농자재업계에 따르면 일부 농가에서는 멀칭용 비닐을 사재기하고 있어 수급조절이 우려되고 있다. 일부 물량이 부족해진 민간 판매점의 경우 지역 농민들이 평년 구입양보다 많은 농업용 비닐을 구입했기 때문으로 전해지고 있다.
경기 양평에서 주말 영농활동을 하는 박 모씨는 “올해 농사를 시작하기 위해 200미터짜리 멀칭용 비닐을 구입하러 판매점에 갔는데 한명당 한개씩만 판매하고 있어 불안했다”며 “가격이 오르지는 않았지만 공급이 부족해질 것이라는 과도한 불안감 때문에 사재기를 하는 사람이 주변에 많다”고 전했다.
경북 봉화에서 텃밭을 하는 조 모씨는 “멀칭용 비닐 가격이 올라 남은 비닐을 사용하고 모자란 곳은 겨우내 걷어내지 않았던 비닐을 재활용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 하우스용 필름과 멀칭용 비닐의 공급망에는 큰 제약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봄철 영농에 필요한 자재는 지난해부터 원재료를 확보해 생산량을 맞춰 놨다. 농업용 멀칭 비닐을 판매하는 경기 양평지역 철물점 대표는 “올해 봄에 판매할 멀칭용 비닐은 겨울에 발주해 물량을 확보해 놨기 때문에 현재 부족한 상황은 아니다”며 “다만 불안감에 필요량보다 많이 구입해가는 농가가 있다”고 전했다.
정부는 농업용 필름 공급 불균형을 해소하고 사재기를 방지하기 위한 현장점검에 나섰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농업용 필름의 경우 경기·강원·충청·전라·경상·제주 등 6개 권역에서 합동점검반 10개팀, 240여명을 투입해 현장 점검에 나선다. 점검 대상은 농협경제지주에 필름을 납품하는 주요 제조업체 20곳과 지역농협 자재센터, 민간 자재상 등 전국 약 700곳이다.
농식품부는 농업용 필름 제조업체의 원자재 보유 상황을 지속 점검하고 필요한 물량은 관계 부처에 우선 배정을 요청했다. 특히 필름 재고 여유분을 부족한 지역조합에 배정될 수 있도록 협력 관계를 구축했다.
한편 농식품부는 비료 사재기를 대응해 구입한도 배정 등을 추진하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중동전쟁 발생 이후 농업 현장에서 비료 사재기 및 가격 상승 우려 등에 대응하고 있다”며 “일부 농협에서 배정된 물량이 조기에 판매된 사례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고 비료부족 등 과도한 불안감 조성으로 사재기 수요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구입한도를 배정해 공급하도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성배 기자 sb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