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중도·실용’ 전면에…영남 확장 시도

2026-04-09 13:00:04 게재

김부겸 세워 중도보수 공략

하정우 등 새 얼굴 가능성

6.3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실용주의 전략’을 앞세워 전통적 보수 텃밭으로 불리는 영남권 공략에 힘을 쏟고 있다. 중도 색채가 짙은 후보를 앞세워 정부·여당의 강력한 지원을 곁들인 총력전이다. 역대 선거에서 가장 뚜렷한 성적을 보인 2018년 지방선거에 버금가는 성과를 기대하는 눈치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8일 대구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에서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김부겸 전 총리의 일거수일투족에 대해 보도를 많이 하고 있다”면서 “지방선거 때마다 대구·경북 그러면 그늘진 생각부터 들었는데 이번에는 그렇지 않아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고 말했다. 김 전 총리가 대구시장 선거에 나서면서 지역 분위기가 바뀌었다는 것이다.

정 대표는 이재명정부의 중도·실용 국정을 강조하며 “지난 대구 타운홀 미팅 자리에서 TK 신공항·취수원 문제 등 대구 숙원 사업 추진 의사를 밝혔다”면서 “민주당은 이에 발맞춰 영남 인재 육성 및 지역 발전 특위를 구성해 대구의 발전을 앞으로 도모하고 모색하고 성과물을 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지난 3월 김 전 총리와의 면담에서도 “대구에서 필요한 것이라면, 김 전 총리가 원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다해드림 센터장’이 되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김 전 총리가 선거 전면에 나서고 중앙당의 정부·여당 차원 전폭적 지원 의지가 더해지며 민주당 분위기가 달라졌다. 당장 대구권 민주당 후보군 확대로 이어졌다. 민주당 대구시당에 따르면 6.3 지방선거 대구시의원 출마자는 모두 22명으로 집계됐다. 문재인정부 1년 차에 치러진 지방선거(2018년) 때 18명보다 많은 수치다. 대구시당은 인재 영입을 통해 대구시의회 지역구 30곳 모두에 후보를 내겠다는 입장이다.

부산에서는 하정우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의 국회의원 보궐선거 차출 가능성이 공식화됐다. 조승래 사무총장이 최근 하 수석을 만난 것과 관련해 정 대표는 8일 “김부겸 전 국무총리에게 삼고초려를 했듯이 삼고초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민주당 부산시장 경선에 나선 전재수 의원의 지역구(부산 북구갑)에 하 수석을 공천하는 방안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 내에선 하 수석의 등장으로 부산시장 선거와 함께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 의원은 이달 초 자신의 지역구에서 보선이 진행될 경우 당 후보로 “하 수석 같은 사람이 좋다”고 언급한 바 있다.

울산·경남은 김상욱 의원과 김경수 전 지사를 전면에 내세워 중도보수층 공략에 나선다. 김 의원은 지난 총선에서 국민의힘 소속으로 당선된 후 민주당으로 옮겨와 경선을 통해 지방선거 민주당 후보가 됐고, 김경수 전 지사는 재임 시절 부울경 메가시티 정책을 강하게 추진했던 전력이 있다.

역대 민주당 정부는 영남권 공략을 위해 인사·정책 등의 자원을 투입하는 방식으로 진행해 왔다. 김대중정부는 1998년 출범 직후 경북 포항 출신의 김중권 전 의원을 초대 청와대 비서실장으로 임명하는 파격 인사를 단행했다. 이는 민주당 계열 정부에서도 영남 엘리트가 중용될 수 있다는 강력한 신호였다. 이후 노무현·문재인정부를 거치며 영남 출신 인사들의 내각 및 청와대 중용은 공식처럼 자리 잡았으며, 공공기관 지역 인재 채용 할당제 의무화를 통해 지역 청년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하는 ‘소프트웨어적’ 공략을 이어왔다.

또한, 노무현·문재인정부에서는 대규모 국책 사업을 통한 지원으로 정책을 이어갔다. 노무현정부의 혁신도시와 영남권 신공항 논의가 문재인정부에서는 가덕도 신공항과 부울경 메가시티 구상으로 이어졌다. 이재명정부는 취임 후 실용주의적 정책과 중도 성향의 인물을 전면에 내세워 지지층을 넓혀가는 구상을 염두에 두고 있다.

여권의 이같은 구상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지난 2018년 선거만큼의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은 영남권 광역단체장 5곳 중 3곳, 기초단체장 70곳 중 29곳, 광역의원 202명 중 98명을 당선시키는 등 최고의 성적을 거뒀다.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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