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특성 무시한 사육시설 화근

2026-04-09 13:00:39 게재

대전 늑대 오늘도 수색중

늑대 특성 귀소본능 기대

대전동물원 ‘오월드’에서 탈출한 늑대가 야간수색에도 잡히지 않았다. 2018년 퓨마 탈출 이후 또 다시 맹수가 탈출했다는 점에서 대전시와 오월드 등의 관리부실에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대전시 등에 따르면 9일 오전 현재 대전시와 경찰 등은 전날 밤 늑대의 귀소본능을 이용하기로 결정하고 오월드 주변 산을 중심으로 외곽으로부터 늑대를 몰아 사육장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시도했지만 늑대를 포획하는데 실패했다.

대전시 등은 일단 늑대가 동물원 주변 뒷산 등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귀소본능에 따라 늑대가 도심에서 동물원 근처로 다시 이동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늑대가 처음 목격된 장소는 동물원 인근 대전 도심이었지만 이후에는 오월드 주변 산이나 숲 등에서 발견되고 있다.

대전시 등은 9일 오전 수색을 다시 시작했다. 대전시 관계자는 “드론 등을 이용해 늑대를 찾고 있고 탈출 이후 굶고 있는 만큼 귀소본능에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에서는 2018년 퓨마 탈출 이후 또 다시 늑대가 동물원을 탈출하자 대전동물원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비판은 동물의 생태적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사육전시환경에 비판이 집중됐다. 단적인 예가 오월드의 2018년 퓨마 탈출 이후 대책이다. 오월드는 퓨마 탈출 이후 울타리를 높이고 사육장 출입문을 2중으로 보강하는 등 대책을 마련했다.

하지만 정작 이번에 탈출한 늑대는 울타리를 넘은 게 아니라 울타리 밑의 흙을 파고 탈출했다. 늑대는 땅파기에 능숙한 대표적인 동물로 알려져 있다. 본능적으로 영역 확대 등에 나설 수 있는 동물의 울타리로는 적합하지 않은 시설인 셈이다.

매월 정기적으로 오월드를 관찰하고 있는 송송이 대전충남녹색연합 활동가는 “오월드는 기본적으로 동물이 살기에 활동면적이 작을 뿐 아니라 동물의 생태적 특성 등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대전시 등의 획기적인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탈출 초기 상황관리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대전시 등은 탈출 초기 한살된 ‘새끼 늑대’가 탈출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동물원 내부 수색에 나섰다. 하지만 정작 탈출한 늑대는 2024년 1월생으로 30㎏ 무게의 크기였다. 이 정도 늑대는 일상활동에서도 하루에 수십㎞를 이동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직 생포되지 않은 만큼 ‘사살’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크다. 대전환경운동연합은 8일 성명을 내고 “2018년 퓨마 사살 이후 시민들은 공포와 안도, 그리고 생명을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 사이에서 복잡한 감정을 겪어야 했다”며 “반드시 생포를 원칙으로 해야 하며 사살은 최후의 수단으로 제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전시 관계자는 “해당 늑대는 오월드에서 태어나고 자라 사람에게 기본적으로 친근감을 느끼고 있지만 공격적인 습성을 가지고 있다”며 “인근 산 주변 산책을 자제해주고 특히 강아지를 데리고 산책하는 행위는 최대한 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해당 늑대는 8일 오전 9시 15분쯤 오월드를 탈출했으며 현재 경찰 특공대·기동대 120여명과 소방 등 연인원 400여명이 장비 43대를 소지하고 수색에 참여하고 있다.

윤여운 기자 yuyo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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