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시평

일본 신규졸업자 채용시장의 변화

2026-04-10 13:00:01 게재

최근 일본의 신규 졸업자 노동시장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변화는 조기 선발 확대에 따른 내정률 상승이다. 졸업을 상당 기간 앞둔 시점에서 이미 상당수 학생이 취업을 확정하는 구조가 정착되고 있다. 2026년 졸업 예정자의 2025년 3월 기준 내정률은 43.1%로 전년 대비 8.8%p 상승했다. 이는 졸업 1년 전 시점에서 이미 40% 이상이 취업을 확정했다는 의미다.

또한 후생노동성과 문부과학성이 발표한 '2026년 3월 대학 등 졸업 예정자의 취업 내정 상황'에 따르면 2026년 2월 1일 기준 대학 졸업 예정자의 취업 내정률은 92.0%로 전년 대비 0.6%p 하락했지만 여전히 90%를 상회하는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수치는 일본 신규 졸업자 노동시장이 전반적으로 기업의 인력 확보 수요가 우위에 있는 ‘구직자 우위 시장’임을 보여준다.

일본 신규 졸업자 채용은 ‘구직자 우위 시장’

이러한 구조 변화의 배경에는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청년인구 감소와 구조적 인력부족이 자리하고 있다. 일본 기업들은 장기적인 인력 확보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채용 시점을 앞당기고, 학생과의 접점을 조기에 형성하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2022년 6월 문부과학성·후생노동성·경제산업성의 합의로 '인턴십 추진에 관한 기본적 방향'이 개정되면서 기업은 인턴십 과정에서 수집한 학생정보를 채용심사에도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 이는 인턴십을 단순한 체험 프로그램에서 사실상의 ‘사전 선발 채널’로 전환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이에 따라 일본 기업들은 인턴십을 통해 조기접촉, 역량검증, 조직 적합성 평가를 동시에 수행하는 구조를 구축하고 있다. 단기 프로그램을 통해 기업 이해도를 높이고, 장기 프로그램을 통해 실무 적합성을 검증하는 이중구조가 일반화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이동통신사 KDDI는 신입 채용 과정에서 지원자의 전문성을 반영해 총 14개 인턴십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단기 체험 중심의 과정과 함께 최대 6개월에 이르는 장기 인턴십을 병행하는 구조로 설계되어 있다. 단기 과정에서는 기업 문화와 직무 이해를 높이고, 장기 과정에서는 실제 업무 참여를 통해 직무 적합성을 검증한다.

종합 IT 기업 후지쯔 역시 단계별 인턴십 체계를 통해 인재 확보 전략을 고도화하고 있다. 유상 직장수용형 인턴십은 학생과 기업 간 고용계약을 체결하고 실제 실무를 수행하는 방식으로, 채용 연계성이 가장 높은 프로그램이다. 무상 직장체험형 인턴십은 멘토의 지도 아래 직무를 경험하는 구조로 운영되며, 워크숍형 인턴십은 저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산업 이해와 진로 탐색을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이처럼 일본 기업들은 인턴십을 통해 기업 이해도 제고, 직무 적합성 검증, 채용 연계를 동시에 달성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향후 일본에서는 인턴십을 중심으로 한 조기선발 경쟁이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장기 인턴십과 채용 연계 프로그램이 확대되면서, 대학 교육과 기업 채용 간 경계가 더욱 흐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변화는 노동시장 전반의 구조를 재편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국도 직무적합 기반 선발, 장기인턴 확산 등 도입해야

일본 사례는 한국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한국 역시 저출산·고령화로 청년인구 감소가 본격화되고 있으며, 일부 산업에서는 이미 인력부족이 가시화되고 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채용 확대를 넘어, 기업과 대학이 연계된 체계적인 인턴십 제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특히 직무 중심의 단계별 인턴십과 장기 인턴십을 활성화함으로써 입사 이후 발생할 수 있는 직무 미스매치를 줄이고 조직 적응도를 높이는 정책적 지원이 요구된다.

김명중 닛세이기초연구소 상석연구원, 아지아대학교 특임준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