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잠수함 고립 작업자 구조 난항
비좁은 통로·배터리 케이블에 진입 어려워
일부 작업자 “화재 직전 배터리룸 불꽃”
울산 HD현대중공업 조선소 내 해군 잠수함 화재로 고립된 협력업체 직원에 대한 구조 작업이 이틀째 이어지고 있다. 잠수함 내부 열기와 전류, 폭발 위험이 겹치면서 구조대 진입이 어려운 상황이다.
10일 울산소방본부에 따르면 현재 잠수함 내부는 열풍이 남아 있어 진입이 쉽지 않아 이날 오전 3시부터 내부 건조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구조 대상자인 60대 여성 A씨는 전날 오후 4시 38분쯤 잠수함 지하 보조기관실 인근에서 쓰러진 상태로 발견됐다. 발견 당시 생존 반응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가 발견된 지점은 잠수함 1층에서 지하로 내려가는 해치 주변으로, 화재 발생 지점으로 추정되는 배터리룸과 인접한 곳이다. 해당 구역에는 배터리 케이블과 각종 전선이 얽혀 있어 추가 폭발 위험이 남아 있고, 현재도 일부 전류가 흐르는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오전 2시쯤에는 보조기관실 회로차단기에서 잔존 불꽃이 발견돼 추가 진압이 이뤄지기도 했다. 구조대원 1명이 겨우 진입할 수 있을 정도로 통로가 좁은 점도 구조를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소방당국은 상판 철거를 통한 접근도 시도했지만 연기 발생 등으로 2차 사고 위험이 제기되자 작업을 중단했다. 당국은 건조 작업을 마친 뒤 구조에 나설 계획이다.
앞서 전날 오후 1시 58분쯤 해당 조선소에서 창정비 작업 중이던 해군 214급 ‘홍범도함’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당시 작업자 40여 명은 대피했으나 A씨는 미처 빠져나오지 못해 고립됐다.
현장에서는 감전과 폭발 위험이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진화 과정에서 유입된 물로 누전 가능성이 커졌고, 배터리 설비가 밀집된 공간 특성상 2차 사고 우려도 높다. 실제 구조 과정에서 원인 미상의 연기가 발생해 작업이 일시 중단되기도 했다.
화재 원인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배터리룸에서 시작됐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일부 작업자들은 화재 직전 해당 구역에서 불꽃이 튀는 것을 봤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잠수함은 최근 배터리 충전을 마친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고는 잠수함 정비 작업의 구조적 위험을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밀폐된 공간에 전기 설비와 배터리 장치가 밀집돼 있어 화재 발생 시 대피와 구조 모두 어려운 환경이기 때문이다. 특히 협력업체 노동자가 사고를 당한 점에서 위험 작업의 외주화 문제도 다시 제기되고 있다.
고용노동부 울산지청은 해당 사업장에 작업중지 명령을 내리고 사고 원인 조사에 착수했다. 산업안전보건법과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여부도 함께 들여다볼 방침이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