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 데이터침해 부정행위 맞다"
지식재산처 시정권고 결정
왓챠 국내 첫 피해사례 인정
협상과정 공개 데이터 보호
국내 최초로 데이터 침해피해 사례가 인정됐다. 앞으로 투자나 인수합병(M&A) 협상과정에서 공개한 데이터를 부정경쟁방지법으로 보호받을 수 있게 됐다.
재단법인 경정은 “지식재산처는 토종 OTT(인터넷동영상서비스) 왓챠와 LG유플러스 간의 부정경쟁행위 조사사건에서 LG유플러스의 부정경쟁행위를 인정하고 재발방지확약서 제출을 명령하는 시정권고 결정을 내렸다”고 9일 밝혔다.
경청에 따르면 왓챠는 2024년 9월 LG유플러스가 투자실사를 빌미로 핵심 데이터 및 기술정보를 탈취했다며 특허청에 신고했다. LG유플러스는 2022년 7월 비밀유지 계약을 체결한 뒤 같은 해 11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수차례 투자의향서를 전달하며 왓챠 실사를 진행했다.
그러나 2023년 5월 LG유플러스는 일방적으로 투자를 철회 후 U+tv모아서비스를 내놓았다. 왓챠는 LG유플러스가 계약에 따라 제공받은 영화데이터베이스(DB)를 계약범위를 초과해 자사 서비스 개발에 활용했다고 주장했다
지식재산처는 LG유플러스가 왓챠와 체결한 영화 DB공급계약(2023년 1월~2024년 12월) 기간 중 계약목적에 반해 해당 데이터를 자사 콘텐츠검색서비스 ‘U+tv모아’ 개발과정에서 개발자 모드에 표시하고 활용가능한 상태로 저장한 행위를 ‘데이터 사용’으로 인정했다.
이어 사용자인터페이스(UI)를 통한 최종 노출여부와 관계없이 서비스 개발과정에서 데이터를 활용 가능한 형태로 저장·보유한 행위 자체가 계약범위를 초과한 부정사용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LG유플러스는 해당 데이터가 오픈데이터에 해당하거나 계약상 허용된 정당한 활동의 일환이라고 주장했다. 지식재산처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왓챠는 2012년부터 왓챠피디아 서비스를 통해 장기간 △영화별 평가자 수 △평균 별점 △별점 분포 △평가내용 △유사 장르 추천목록 등을 축적해 관리해 왔다.
지재처는 “왓챠의 데이터는 영업상정보”라며 “XML 파일로 구조화돼 계약에 따라 특정인에게 한정 제공된 데이터이므로 공개데이터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XML은 확장성생성언어로 불리며 웹상에서 문서나 데이터의 구조를 나타내는 방식을 의미한다.
이번 결정은 2022년 4월 시행된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의 ‘데이터 부정사용’ 규정이 적용돼 국내 최초로 데이터침해가 인정된 ‘1호 사건’이다.
경청의 박희경 변호사는 “이번 데이터침해 인정사례는 향후 데이터침해 분쟁에서 위법성 판단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특히 “직접 증거확보가 어려운 데이터침해 사건에서 데이터 흐름분석을 통해 위법성을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실무적 파급력이 클 것”이라고 평가했다.
LG유플러스는 “지식재산처 결정문을 살펴보고 대응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형수 기자 hs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