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의혹’ 김태효, 이번엔 심판대 오를까
종합특검 “우방국에 계엄 정당화 시도” 압수수색
내란·해병특검 수사 받았지만 무혐의 처분 받아
‘대북송금 진술회유 의혹’ 박상용 수사도 본격화
권창영 2차 종합특별검사팀이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을 정조준하고 나섰다. 윤석열정부 외교·실세였으면서도 내란 특검과 순직해병 특검의 수사망을 빠져나갔던 그가 법의 심판대에 오를지 주목된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종합특검팀은 지난 8일 김 전 차장의 자택과 대학 연구실 등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김 전 차장은 신원식 전 국가안보실장과 함께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행위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다.
특검팀은 압수수색 영장에 신 전 실장과 김 전 차장을 내란 중요임무 종사 및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피의자로 적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윤 전 대통령의 지시를 받고 순차 공모해 12.3 비상계엄 선포 직후 안보실과 외교부 공무원들에게 지시해 미국 등 우방국에 계엄의 정당성을 알리는 메시지를 전달했다는 의심을 받는다.
해당 메시지에는 ‘이번 조치는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것이다’ ‘국회가 탄핵소추, 예산 삭감 등으로 행정부를 마비시키고 대한민국 헌법질서의 실질적 파괴를 기도한 것에 대응해 헌법 테두리 내에서 정치적 시위를 한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종북좌파·반미주의에 대항하고자 하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는 등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파악됐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도 안보실과 외교부 공무원들로 하여금 위헌·위법한 계엄을 정당화하는 의무 없는 행위를 하게 했다고 보고 직권남용 혐의를 적용했다.
앞서 지난해 1월 정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현 통일부 장관)은 김 전 차장이 계엄 해제 직후 필립 골드버그 주한미국대사에게 전화해 ‘입법 독재로 한국의 사법·행정 시스템을 망가뜨린 반국가세력을 척결하기 위해 계엄이 불가피했다’는 취지로 말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다만 김 전 차장은 비상계엄 선포 1시간여 뒤 골드버그 대사의 전화를 받은 사실이 있지만 ‘추후 상황을 지켜보자’고 한 뒤 전화를 끊었다며 계엄 가담 의혹을 부인해왔다.
김 전 차장은 지난 2023년 6월 강원도 북파공작원(HID) 훈련장을 찾아 훈련을 참관했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외환죄 혐의로 고발당했으나 조은석 내란특검팀은 ‘관련 증거가 없다’며 그를 무혐의 처분한 바 있다.
김 전 차장은 해병대 채상병 순직사건 수사 외압에 관여한 혐의로 이명현 순직해병 특검팀의 수사를 받기도 했다.
채상병 사건 수사 외압 사건은 해병대수사단이 호우실종자 수색작전에서 채상병이 사망한 사건을 수사해 임성근 전 해병대1사단장 등을 혐의자로 경찰에 넘기려 했으나 이를 보고받은 윤 전 대통령이 격노했고 이후 대통령실과 국방부가 임 전 사단장을 혐의자에서 제외하도록 압력을 행사했다는 내용이다.
김 전 차장은 당초 “윤 전 대통령이 화를 내신 적이 없다”고 부인했으나 특검 조사에서는 ‘대통령의 격노가 있었다’는 취지로 진술했고 특검팀은 그를 불기소 처분했다.
한편 종합특검팀은 9일 ‘쌍방울 대북송금 진술 회유 의혹’으로 고발된 박상용 인천지방검찰청 부부장 검사를 피의자로 입건하고 수사를 본격화했다.
앞서 사법정의바로세우기·민생경제연구소 등 시민단체는 박 검사 등을 직권남용 등 혐의로 특검에 고발한 바 있다.
박 검사는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을 수사하면서 ‘연어·술파티’ 등을 벌이며 핵심 피의자인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를 상대로 이재명 대통령 관련 진술을 하도록 압박·회유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특검팀은 지난 2일 검찰로부터 대북송금 사건 관련 기록을 넘겨받고 수사를 시작했다.
권영빈 특검보는 지난 6일 정례브리핑에서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관련 윤석열정부 대통령실의 개입 시도를 확인했다”며 “국가권력에 의한 초대형 국정농단 의심 사건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특검팀은 검찰의 대북송금 사건 수사과정에서 적법 절차위반 행위가 있었는지와 함께 윤 전 대통령과 대통령실이 조직적으로 개입했는지 등을 집중 확인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 검사는 특검 수사에 반발했다. 그는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수사권도 없는 특검은 ‘불법 국정조사 도우미’로서 ‘공소취소 시나리오의 소모품’에 불과하다”며 “출국금지, 압수수색 영장, 소위 언론플레이 이런 것들을 해서 여론 조성하고 불법 국정조사와 공소취소 시나리오에 도움을 주는 역할”이라고 주장했다.
박 검사의 상관으로 대북송금 사건 수사를 지휘했던 홍승욱 전 수원지검장도 입장문을 내고 “마음에 들지 않는 수사를 했다는 이유로 박 검사 개인을 표적 삼아 집단적 비방과 폭력적인 공세를 가하고 감찰과 불법 수사를 진행하는 것은 명백한 보복 행위”라고 했다.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