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증시 전망
1차 협상 결렬 이후 국제유가 급등 주목
고유가 충격에 무너진 소비심리 … 2분기 미국 경제에 경고음
생산자물가 등 인플레이션 지표 … 주요 연준 인사 발언 관심
미국과 이란 간의 1차 종전 협상 결렬 여파로 국제 유가가 급등한 가운데 이번 주 글로벌 증시가 하락 출발했다. 외환시장도 변동성이 확대됐다. 지난 주말 발표된 미국의 경제지표는 고유가 충격에 무너진 소비심리를 나타내며 2분기 미 경제에 경고음을 울렸다. 이런 가운데 이번 주에는 종전 협상 전개 여부와 이에 따른 국제유가 흐름이 주목된다. 또한 이번 주 발표되는 생산자물가지표 등 인플레이션 관련 자료와 주요 연준 인사들의 발언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중동 전쟁 격화 여부 = 13일 금융투자업계는 1차 협상 결렬 이후 중동전쟁 격화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현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종전 협상이 결렬된 이후 즉각 호르무즈 해협으로 들어오거나 떠나는 모든 선박에 대해 봉쇄 조치를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이란의 원유 수출로를 차단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에 이란 이슬람 혁명수비대는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해상봉쇄를 시작하면 강력한 군사적 보복에 나서겠다고 대응했다.
레바논 전선에서는 이스라엘군의 공격과 헤즈볼라의 저항이 지속되고 있다. 특히 이스라엘군은 최근 헤즈볼라의 기반 시설 파괴와 작전 요원 소탕을 위해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어 인명 및 피해 규모가 급격히 증가하는 상황이다.
이에 국제 유가는 다시 100달러를 돌파하며 급등 중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비관도 낙관도 하기 어려운 현재 상황에서 이번 주 국제유가의 흐름이 어떻게 될지, 미국 휘발유 가격에 미칠 영향 등에 주목하고 있다.
◆금융·원유시장 변동성 확대 = 종전 협상이 길어질 가능성이 커지면서 금융시장 및 원유시장의 변동성 확대 현상 역시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금융시장의 피로감 누적은 물론 고유가 장기화로 미국 경제의 성장률 하방 압력은 점점 더 높아질 것이다.
박상현 iM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종전 협상과 관련해 최악의 상황으로까지 치닫지는 못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동전쟁이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전쟁의 피로감, 즉 고유가 충격이 미국 경제지표를 통해 가시화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고유가 충격이 현실화된 것은 물가와 소비심리 지표다. 3월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에너지 가격 급등 여파로 전월 대비 0.9%, 전년 동월 3.3%를 기록했다. 시장 예상치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고유가 충격이 현실화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최소한 4월 물가에도 고유가 충격이 이어지면서 미국 물가 압력을 추가로 높일 것이다.
물가 압력과 더불어 고유가 충격이 가장 직접적으로 악영향을 미친 것은 소비심리다. 4월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는 47.6으로 지난달은 물론 시장 예상치 51.5를 크게 하회했다. 4월 소비자심리지수 수준은 통계 집계가 시작된 1974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박 연구원은 “디젤유와 가솔린 가격과 함께 취약해진 고용시장 여파가 소비심리의 사실상 붕괴로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이번 주 14일에는 3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발표될 예정이다. 이는 도매 물가로서 향후 미국 인플레이션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로 평가된다. 전월 대비 1.2% 상승이 전망된다.
◆1분기 어닝시즌 본격화 = 한편, 뉴욕증시는 이번 주부터 본격적인 실적 발표 기간에 돌입한다.
골드만삭스(13일), 씨티그룹·웰스파고·JP모건체이스·블랙록(14일), 모건스탠리·뱅크오브아메리카(15일), 뱅크오브뉴욕멜론(16일), 스테이트스트리트(17일) 등 주로 대형 금융사의 실적이 줄줄이 나온다. 넷플릭스는 16일 실적을 공개한다.
가벨리 그로스 이노베이터 ETF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존 벨튼은 “이번 실적 시즌은 기업들의 실제 목소리를 통해, 현재 중동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충격과 지정학적 갈등이 기업 펀더멘털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를 점검할 첫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만약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시각이 확인되고, 동시에 갈등 종료에 대한 가시성이 확보된다면 주식시장이 이전 상승 흐름으로 복귀하지 못할 이유는 없다”고 전망했다.
13일부터 18일(현지시간)까지 워싱턴에서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World Bank) 춘계총회가 열린다. 이번 회의에서는 세계 경제와 중동전쟁, 통화·재정, 글로벌 불균형, AI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16일에는 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회의도 열린다.
16일 케빈 워시 연준 의장 후보자의 상원 인준 청문회가 연기된 가운데 연준 주요 인사의 발언도 대거 예정돼 있다.
스티븐 마이런 연준 이사(13·16일), 마이클 바 연준 이사(14·15일), 수전 콜린스 보스턴 연방준비은행 총재(14일), 토머스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14·17일), 애너 폴슨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14일),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14일), 미셸 보먼 연준 금융감독 담당 부의장(15일),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16일),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17일),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17일) 등이 공개 석상에 오른다.
시장 영향력이 큰 윌리엄스 연은 총재, 월러 이사 등의 발언이 투자자의 시선을 모을 전망이다.
◆ 국내 증시 하락 출발 = 한편 국내 증시에서 코스피는 중동 지역 지정학적 위기 재고조에 하락 출발했다. 전 거래일 대비 121.59포인트(2.08%) 떨어진 5737.28로 출발한 코스피는 오전 9시 22분 현재 74.86포인트(1.28%) 하락한 5784.01에 거래되고 있다.
이 시각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2307억원, 921억원을 순매도하고 있다. 개인은 337억원을 순매수 중이다.
다만 코스피200선물시장에서는 외국인이 2841억원 매수 우위인 반면에 개인과 기관은 각각 1111억원, 1865억원 매도 우위다.
같은 시각 코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6.77포인트(0.62%) 떨어진 1086.86이다. 지수는 전장 대비 16.78포인트(1.53%) 내린 1076.85로 시작해 약세를 지속하고 있다. 코스닥 시장에서 개인은 848억원을 순매수하고 있는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399억원, 487억원을 순매도 중이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상승 중이다. 전 거래일 대비 12.9원 오른 1495.4원에서 출발한 원달러 환율은 오전 9시 12분 현재 13.4원 오른 1495.9원에 거래되고 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