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송금 조작기소 의혹’ 겨눈 특검
“수사과정 적법절차 위반 의심” 전담팀 구성
국조특위 청문회 ‘진술회유’‘윗선개입’ 쟁점
권창영 2차 종합특별검사팀이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조작기소 의혹’을 수사할 전담팀을 구성하고 본격적인 수사에 나선다. 국회 ‘윤석열 정권 조작기소 진상규명 및 공소취소를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는 이른바 ‘연어 술파티 진술 회유’ 의혹 등을 규명하기 위한 청문회를 열었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종합특검팀은 이번 주 내로 검사 1명을 파견받아 대북송금 사건 조작기소 의혹을 수사할 전담팀을 꾸린다. 전담팀은 파견검사 1명과 특별수사관 2명, 파견경찰관 여러 명으로 구성된다.
이 의혹은 수원지검이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을 수사하면서 이재명 대통령을 무리하게 엮어 기소했다는 내용이다. 검찰이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과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등의 진술을 압박·회유하는 등의 방법으로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 시절 북한에 줘야 할 스마트팜 사업비 500만달러와 방북비용 300만달러를 쌍방울측이 대납하도록 하는 데 관여한 것처럼 꾸몄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권영빈 특검보는 전날 정례 브리핑에서 “서울고검에서 이첩받은 기록을 일부 검토해본 결과 대북송금 수사팀이 수사 과정에서 적법절차를 위반한 것으로 의심돼 수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앞서 특검팀은 서울고검 인권침해점검 태스크포스(TF)로부터 관련 사건을 넘겨받았다. TF는 박상용 검사가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수사 과정에서 술과 음식을 제공하고 편의를 봐주는 등의 특혜를 제공하면서 이 전 부지사의 진술을 회유했다는 의혹을 수사해왔다.
특검팀은 또 지난주 시민단체로부터 이 사건과 관련한 3건의 고발을 접수하고 피고발인을 피의자로 입건해 수사를 개시했다.
박 검사의 진술 회유 정황은 이 전 부지사의 변호를 맡았던 서민석 변호사가 통화 녹취를 공개하면서 드러난 바 있다. 공개된 녹취에는 박 검사가 “이화영씨가 법정까지 유지시켜줄 진술이 필요하다” “이재명씨가 완전히 주범이 되고 이 사람(이 전 부지사)이 종범이 되는 식의 자백이 있어야 공익제보자니 보석으로 나가는 거라든지 이런 게 다 가능해진다”고 말하는 등 진술 회유를 의심케 하는 내용이 담겼다.
지난 3일 국조특위 기관보고에서는 대북송금 사건 수사에 국정원과 금융감독원 등이 개입한 정황까지 드러났다.
이종석 국정원장은 2023년 2월 유도윤 부장검사가 국정원 감찰 부서장으로 임명돼 국정원이 작성한 쌍방울 대북송금 관련 보고서 66건 가운데 13건만 검찰이 압수하도록 조치한 사실을 공개했다. 이 원장은 또 쌍방울측이 돈을 건넨 대상으로 지목된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가 유엔 대북 금융 제재 대상이 아니라는 기획재정부의 유권해석이 나오자 이시원 당시 공직기강비서관이 국정원에 연락해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했고, 이에 국정원측이 ‘제재 대상에 포함된다’는 의견을 회신했다고 밝혔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수원지검 요청으로 쌍방울의 주가조작 의혹을 조사해 혐의가 입증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지만 정작 수원지검은 자료를 가져가지 않았고 그럼에도 금감원이 추가 조치를 하지 않은 사실을 공개했다. 당시 금감원장은 검찰 출신인 이복현 원장이었다.
검찰뿐 아니라 국정원과 금감원까지 관여한 정황이 나오면서 의심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 대통령실을 향하고 있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 등이 수사 상황을 보고받고 검찰 수사 등에 개입해 권한 오남용을 유도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권 특검보는 지난주 브리핑에서 대북송금 조작기소 의혹 사건을 “국가권력에 의한 초대형 국정농단 의심 사건”으로 규정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특검은 윤 전 대통령 등 윗선을 겨냥해 고강도 수사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국회 국조특위는 14일 오전부터 쌍방울 대북송금 조작기소 의혹 사건에 대한 청문회를 진행하고 있다. 박 검사와 이 전 부지사 등 핵심 인사들이 증인으로 채택된 가운데 대북송금 사건 수사과정에서의 진술 압박·회유 의혹, 윗선 개입 의혹 등의 진위를 가리기 위한 여야 특위 위원들의 질의가 오후 늦게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핵심 증인인 김 전 회장은 재판중이라는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고 청문회에 출석하지 않았다.
한편 종합특검팀은 김건희씨 수사 무마 의혹과 관련해 이원석 전 검찰총장과 송경호 전 중앙지검장을 출국금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은 두 사람을 상대로 김씨의 디올백 수수 사건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수사과정에 당시 대통령실이나 법무부 등으로부터 수사 무마 관련 외압이 있었는지 등을 확인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