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레바논, 미 중재 아래 직접 협상 개시 합의
워싱턴서 고위급 대면 회담
이스라엘과 레바논이 14일(현지시간) 미국의 중재 아래 33년 만에 고위급 대면 회담을 갖고 향후 직접 협상을 개시하기로 합의했다.
미 국무부 보도자료에 따르면, 나다 하마데 모아와드 주미 레바논 대사와 예키엘 라이터 주미 이스라엘 대사는 이날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 등과 함께 워싱턴DC 국무부 청사에서 회담했다.
2시간 정도의 회담 후 국무부는 성명을 내고 “상호 합의된 시기와 장소에 직접 협상을 개시하는 데 모든 당사자가 합의했다”고 밝혔다.
국무부는 “미국은 양국의 이 역사적 이정표를 축하하고 향후 논의를 지지한다”면서 포괄적인 평화협정이 도출되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적대행위 중단에 대한 어떤 합의도 반드시 미국의 중재를 통해 양국 정부 간에 도출돼야 하며 별도의 경로를 통해 이뤄져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이는 레바논 휴전은 미국과 이란 간 논의 대상이 아니라는 메시지를 이란에 보낸 것으로 추정된다고 뉴욕타임스(NYT)는 해석했다.
라이터 대사는 이날 회담 후 취재진을 만나 “오늘 우리는 같은 편에 서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모아와드 대사도 건설적 논의를 했다며 회담에서 휴전을 촉구했다고 전했다.
루비오 장관은 회담에 앞서 “역사적 기회”라면서 “20~30년간 이어진 헤즈볼라의 영향력을 영구히 종식시키는 문제이며 진전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회담에서는 이스라엘·레바논 간 휴전과 레바논 내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장기적 무장해제, 양국 간 평화협정 체결이 중점적으로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핵심 쟁점에 대한 입장 차이는 크다. 이스라엘은 헤즈볼라를 포함한 “모든 비국가 무장세력의 무장 해제”를 요구하며 군사 공격을 멈추지 않고 있다. 반면 레바논은 즉각 휴전을 우선 과제로 내세우고 있다.
이스라엘과 레바논 간 휴전은 미국과 이란 간 협상에도 연계돼 있는 사안이다. 이스라엘은 지난 7일 이뤄진 미국과 이란 간의 2주 휴전 합의에도 레바논은 합의 대상이 아니라며 공격을 계속하고 있으며 이란은 레바논에서의 휴전 수용을 미국에 압박하고 있다.
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