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폭행 하루 4명꼴…교권법 무력화

2026-04-15 13:00:28 게재

신고 3.8%, 제도 작동 안 해 … 학생 가해 늘며 학교 통제력 약화

하루 평균 4명꼴로 교사가 폭행을 당한다. 충남 계룡의 한 고등학교에서 학생이 휘두른 흉기에 교사가 크게 다친 사건에 이어, 광주에서는 중학생이 수업 중 교사를 폭행하는 일까지 발생했다. 교권 보호 법제화 이후에도 교사 대상 폭력이 줄지 않으면서, 학교가 더 이상 안전한 공간이 아니라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교사 대상 폭력은 줄지 않고 오히려 증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국회도서관이 발간한 ‘데이터로 보는 교육활동 침해와 교원 보호’ 자료에 따르면 교육활동 침해 건수는 2020년 1197건에서 2023년 5050건으로 급증한 뒤, 2024년에도 4234건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특히 상해·폭행 등 중대 침해는 2020년 144건에서 2024년 675건으로 늘었고, 2025년 1학기에도 389건이 발생했다. 하루 평균으로 보면 2024년 3.5건에서 2025년 1학기 4.1건으로 증가한 셈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학생에 의한 교육활동 침해 유형 가운데 ‘정당한 생활지도 불응’이 32%대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교사의 지도 권한이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 같은 증가세는 2023년 서이초 사건 이후 마련된 교권 보호 5법 시행 이후에도 이어지고 있다. 교권 보호 5법은 교사의 정당한 생활지도를 아동학대로 보지 않도록 하고, 수업 방해 학생을 교실에서 분리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교사의 권한을 명문화한 것이 핵심이다. 또 학부모의 악성 민원을 교육활동 침해로 규정하고, 중대한 침해행위 발생 시 가해 학생과 피해 교사를 즉각 분리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제도 설계와 달리 현장에서는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많다. 교사노동조합연맹 조사에 따르면 교권 침해를 경험한 교사 가운데 교권보호위원회 개최를 요구한 비율은 3.8%에 그쳤다. 신고를 꺼리는 이유로는 보복 우려와 절차 부담이 꼽힌다. 피해를 입고도 문제 제기를 하지 못하는 구조가 유지되고 있는 셈이다.

현장 체감은 통계보다 더 크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조사에서는 교사 5명 중 1명(20.6%)이 신체 위협이나 폭력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언어폭력 경험은 68.1%, 성희롱 피해는 15%를 넘었다. 일반 노동자의 신체폭력 경험이 0.5% 수준인 점과 비교하면 교사는 훨씬 높은 위험에 노출돼 있다.

특히 여성 교사의 피해가 두드러진다. 언어폭력 경험은 남교사 53.3%보다 여교사 70.9%가 높았고, 신체 위협 역시 여교사가 더 많이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희롱과 원치 않는 성적 관심 피해도 여교사가 남교사의 두 배 가까이 됐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충남지부 관계자들이 14일 충남도교육청 앞에서 계룡 교사 흉기 사건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준범 기자

교권 침해 양상도 변하고 있다. 과거에는 학부모의 악성 민원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지만 최근에는 학생이 직접 교사를 공격하거나 위협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교원단체들은 교사 폭행 가해자의 대부분이 학생이라고 보고 있다. 교권 문제가 외부 민원을 넘어 교실 내부의 물리적 안전 문제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교육현장에서는 해법을 두고 시각이 엇갈린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중대한 교권 침해 행위를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하고 교육활동 관련 소송을 국가가 대신 수행하는 ‘국가 책임제’ 도입 등 처벌과 책임 강화를 요구하고 있다. 학생 간 학교폭력은 학생부에 기록되지만 교사 폭행 등은 기록이 남지 않아 제재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반면 학생부 기재가 낙인 효과를 낳을 수 있고 소송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어 신중해야 한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다만 공통된 인식은 분명하다. 교사의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 학교에서는 정상적인 교육이 어렵고, 이는 학생의 학습권 저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교육부는 추가 대책 마련에 나서겠다는 입장이지만, 현장에서는 사건 때마다 반복되는 임시 대응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교권 보호 법제가 시행된 이후에도 폭력은 줄지 않았고 신고조차 어려운 구조는 그대로다. 제도는 있지만 작동하지 않고, 책임 주체도 분명하지 않은 상황에서 교실의 안전이 사실상 방치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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