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전단채 피해자 “사전 인지 발행” 주장

2026-04-15 13:00:30 게재

비상대책위·시민단체, 구속수사 촉구

홈플러스가 사전에 회생절차를 준비하면서 전단채를 발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홈플러스 유동화전자단기사채(ABSTB) 사태를 둘러싸고 피해자들이 ‘사기 회생’ 가능성을 제기하며 경영진에 대한 강제수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홈플러스 물품구매 전단채 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와 시민단체들은 15일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MBK파트너스 김병주 회장과 홈플러스 김광일 대표 등에 대한 구속영장 재청구와 신속한 기소를 요구했다. 이들은 이번 사태를 “회생제도를 악용한 구조적 금융사기 의혹 사건”으로 규정했다.

비대위는 홈플러스와 MBK가 재무 악화와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을 사전에 인지하고도 전단채 발행을 지속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내부적으로 회생절차를 검토한 정황이 있었음에도 이를 외부 투자자에게 충분히 알리지 않은 채 자금을 조달했다는 점을 핵심 문제로 지적했다.

핵심 쟁점은 ‘사전 인지 상태에서의 자금 조달’ 여부다. 비대위는 신용등급 하락 이후 곧바로 회생절차가 신청된 점을 근거로, 단순한 경영 악화 대응이 아니라 사전에 준비된 구조였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발행 확대 시점과 회생 신청 시점이 맞물린 흐름 자체가 의도성을 보여주는 정황이라는 주장이다.

피해 규모도 상당한 수준이다. 비대위는 전단채 발행 규모가 약 4019억원에 달하며 피해자는 676명으로 집계된다고 밝혔다. 피해자 대부분이 개인 투자자로, 노후자금이나 전세보증금, 치료비 등 생계와 직결된 자금을 투자한 사례가 많아 피해의 파장이 크다는 설명이다.

비대위는 특히 회생절차 구조 자체가 피해를 키웠다고 보고 있다. 회생절차가 개시되면 채권 변제 순위가 재편되면서 개인 투자자인 전단채 보유자들이 후순위로 밀릴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들은 “회생제도가 기업 정상화를 위한 장치임에도 결과적으로는 투자자 피해를 확대하는 방식으로 작동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자산 보유 여부와 별개로 실제 지급 능력이 부족한 상태에서 자금 조달이 이뤄졌다면 기망 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비대위는 “자산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투자자에게 안전성을 설명했다면 이는 본질을 왜곡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수사 지연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비대위는 사건이 장기간 진행되고 있음에도 핵심 피의자에 대한 신병 확보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시간이 지날수록 피해 회복 가능성은 낮아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신속하고 엄정한 수사를 통해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비대위는 △경영진 구속수사 △사기적 부정거래 규명 △피해자 보호 대책 마련 등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유사한 구조의 금융상품 판매가 반복되지 않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회생절차를 이용해 책임을 회피하는 구조가 반복될 경우 자본시장 신뢰가 훼손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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