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당국, 3월·4월 원유선물 수상한 거래 조사
트럼프 이란정책 발표 전
유가 급변 때 거래 급증
사전 정보 유출 의혹 부각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지난달 23일 트럼프 대통령의 대이란 정책 전환 직전에 이뤄진 유가 선물 거래를 조사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15일(현지시간) 사안에 정통한 인사를 인용해 해당 거래의 시점이 석연치 않다는 의혹이 제기됐다고 전했다.
이들에 따르면 CFTC는 시카고상업거래소와 뉴욕증권거래소 모회사 인터컨티넨털익스체인지(ICE) 산하 플랫폼에서 거래된 원유 선물 계약을 조사하고 있다. 약 2주 동안 최소 두 차례에 걸쳐 중대한 정책 발표 직전 거래량이 급증한 정황이며, 당국이 거래소에 요구한 자료에는 거래 주체를 식별하는 ‘태그 50’ 정보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주요 시점마다 원유 거래량이 급증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전쟁 관련 입장 변화와 연계된 비공개 정보가 부당하게 활용됐을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시카고상업거래소는 시장을 면밀히 감시하고 있으며 CFTC와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폴리마켓, 칼시처럼 거래 내역 파악이 어려운 예측시장도 조사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혹이 커지자 민주당 상원의원 2명은 CFTC에 이상 거래 조사를 촉구했다. 백악관도 지난달 내부 문서를 통해 직원들에게 금융시장과 이벤트 베팅 플랫폼에서 민감한 정보를 이용한 거래를 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엘리자베스 워런 민주당 상원의원은 15일 성명에서 이번 수상한 원유 거래는 내부자들이 시장을 조작한 충격적 사례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조사는 시작일 뿐이며, CFTC와 증권거래위원회(SEC)는 트럼프 행정부 인사들의 내부자 거래로 보일 수 있는 모든 사안을 조사해야 한다고 했다.
3월 23일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에너지 인프라 공격 연기를 밝히기 15분 전 수십억달러 규모의 원유·주가지수 선물 거래가 이뤄졌다. 이후 트루스소셜 게시물 뒤 유가는 급락하고 주식시장은 급등했다. 4월 7일 2주간 휴전 발표 직전에도 선물 거래가 늘었고, 발표 뒤 유가와 가스 가격은 떨어졌다.
서부텍사스유 선물은 시카고상업거래소 산하 나이멕스에서, 브렌트유는 ICE 산하 유럽 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된다. CFTC는 WTI 자료는 직접 확보할 수 있지만, 런던에서 거래되는 브렌트유 자료는 영국 금융감독청을 거쳐야 한다. 전직 CFTC 집행국장 브라이언 영은 이런 사건은 미국 가계 부담과 직결돼 당국의 수사 의지가 강할 것이라고 말했다. 데이비드 밀러 CFTC 집행국장도 3월 말 원유 선물의 이상 거래 여부를 모니터링 중이라고 밝혔다.
이주영 기자 123@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