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1550톤에 농가 피해 500억…플라스틱 조화 해법은
환경오염·건강·생업 피해
국회에서 토론회 잇달아
경조사 화환이나 공원묘원 헌화용으로 널리 쓰이는 ‘플라스틱 조화’가 단순한 환경 문제를 넘어 국민 건강과 소상공인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민생 현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플라스틱 조화가 환경오염 문제에 그치지 않고 국민 건강과 소상공인들의 생존권까지 뒤섞인 복합적인 과제라고 진단한다.
16일 김정호 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장) 주최로 열린 ‘전국 공원묘원 플라스틱 조화 문제 해결을 위한 국회 토론회’에서는 플라스틱 조화로 인한 환경오염 실태를 포함해 국민 건강 위협과 화훼 산업의 구조적 고사 위기 등이 전방위적으로 다뤄졌다.
발제자로 나선 서아론 녹색소비자연대 국장은 “전국 공원묘원에서 발생하는 플라스틱 조화 폐기물로 인해 미세플라스틱은 연간 133억3000만개, 탄소는 4304톤이 발생한다”며 미세플라스틱의 인체 유입으로 인한 건강 악화와 조화 속 중금속 물질로 인한 관련 산업 종사자의 건강 피해를 우려했다. 조화는 합성수지와 철심 등이 섞인 복합 재질이라 재활용이 사실상 불가능해 대부분 소각되거나 매립돼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발생시킨다.
홍영수 한국화훼자조금협의회 국장은 “조화가 매년 2000톤씩 수입되는데 이로 인해 매년 약 1550톤의 쓰레기가 나오고 경조화환 시장은 약 500억원의 피해가 발생한다”면서 “공원묘원에서 조화를 근절토록 하면 농가 소득이 173억원 이상 증대될 것”이라며 생화 사용의 경제적 측면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저가의 중국산 조화 유통이 확대되면서 현재 국내 화환의 약 80%가 조화로 대체된 상태다. 이는 국내 소상공인과 농가의 생존권을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민생 과제’로 직결되고 있다.
지난달 31일 국회소상공인민생포럼, 더불어민주당 전국소상공인위원회 주최로 열린 ‘플라스틱 조화 화환 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 간담회’에서도 저가 수입 조화의 확산으로 국내 화훼 산업 기반이 무너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재사용 조화 화환이 새 상품처럼 유통되면서 시장 공정 문제도 발생하고 있으며, 여기에 조화 화환의 성분 표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소비자의 알 권리가 충분히 보장되지 않는다는 소비자 권익 이슈도 제기되고 있다.
이날 토론회에서 환경운동연합 유혜인 선임활동가는 “플라스틱 문제는 단순한 환경오염을 넘어 건강, 생태, 나아가 인권 문제로 확장된다”면서 플라스틱 조화 해법으로 ‘관리’가 아닌 ‘감축’으로의 정책 패러다임 전환을 제안했다. 유 활동가는 “플라스틱 재활용은 기술적·경제적 한계로 인해 실제 처리 비율이 낮고, 상당량이 소각 또는 매립되는 것이 현실인데 현재 국내 정책은 여전히 재활용 중심의 관리 체계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공공기관 및 공기업을 중심으로 플라스틱 조화의 사용 및 반입을 제한하고,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 대상에 조화를 포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와 함께 수입 조화에 의존해온 영세 유통업자들이 생화 유통이나 친환경 소재 산업으로 연착륙 할 수 있도록 돕는 정책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토론회를 주최한 김정호 의원은 “현장에서 플라스틱 조화 사용이 지속되는 것은 단순한 선택의 문제라기보다 가격과 유통 구조, 유지 관리의 편의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면서 “이러한 구조를 함께 고려하지 않는다면 사용을 줄이자는 접근만으로는 실질적인 변화로 이어지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 문제는 방향을 제시하는 데 그치기보다 실제로 작동할 수 있는 제도를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로 이어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