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원, 여당 우위 전망 속 천안·아산 민심 변수
국힘 지지층 “흔들리는 사람 많아” 아산 민심에 “강훈식 실장 영향”
“국민의힘 꼬라지를 봐. 지지하고 싶어도 못해. 민주당을 지지할겨.” “민주당 독불정치하는 거 봐. 보복정치는 또 어떻구. 국민의힘 후보를 찍을겨.”
16일 오후 충남 천안시 천안중앙시장에서 만난 최 모(67)씨와 이 모(72)씨의 말이다. 민주당을 지지한다는 최씨는 국민의힘이라면 손사래를 쳤고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이씨는 나라가 망하게 생겼다며 이재명정부를 비판했다.
중장년층이 몰리는 전통시장인 천안중앙시장이지만 이곳에서도 세대별 지지세는 확연히 달랐다. 70세 이상은 국민의힘 지지, 이하는 민주당 지지가 뚜렷했다. 중앙시장 쉼터에서 만난 조 모(49)씨는 “계엄도 그렇고 국민의힘은 그냥 다 싫다”며 민주당 후보를 지지한다고 했고 최 모(80)씨는 “정부가 빚으로 생색을 내고 있다”며 “대통령 지지율이 60%가 넘는다는데 믿지 못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렇듯 지지 정당은 갈렸지만 선거 전망에 대해서는 민주당 우세 가능성에 모두 손을 들어줬다. 선거구도가 지난해 대선과 달라지지 않았고 오히려 민주당에 힘이 실린다는 분석이다. 국민의힘 지지자인 최씨는 “하도 여론조사가 민주당에 유리하게 나오니 흔들리는 사람들이 많다”고 안타까워했다. 지난해 대선에서 충남 여야간 격차는 4.42%p였다.
충남 천안시는 충남에서 가장 큰 도시다. 인접한 아산시와 합치면 인구 103만명으로 충남 전체 인구 214만명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다. 전날인 15일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확정된 박수현 의원(공주·내륙)과 국민의힘 후보로 확정된 김태흠 충남지사(보령·서해안) 모두 지역연고에서 비껴선 지역이기도 하다. 천안과 아산의 민심이 결국 충남지사 선거를 결정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대표적인 도시지역인 천안과 아산에서 양당의 지지율이 비슷하게 나올 경우 농어촌 지역에서 지지율이 앞서는 국민의힘이 충남지사 선거에서 승리하고 천안과 아산에서 민주당이 크게 우세할 경우 충남지사 선거는 민주당에 유리해지는 구조다.
그렇다면 진보세가 전통적으로 강한 아산시는 어떨까. 아산시 신정호 주변 카페·음식점 거리에서 만난 이 모(54)씨는 “정책공약을 보고 지지 후보를 결정하겠다”면서도 “강훈식 비서실장에 대한 기대 때문인지 민주당 지지가 높아진 느낌”이라고 말했다.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아산이 고향으로 아산을 지역구에서 내리 3선을 했다. 민주당을 지지한다는 김 모(53)씨 역시 “강 실장에 대한 기대감이 지역에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김태흠 충남지사는 최근 핵심사업으로 천안과 아산 사이에 5만석 이상의 대형 돔구장 건설 구상을 내놓았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선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돔구장이 단연 지역의 최대 쟁점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충남지역은 오랜 기간 대표적인 스윙보터지역이다. 대세론에 강한 영향을 받았다.
2022년 충남지사 선거는 김태흠 국민의힘 후보(53.87%)가 당시 현직 충남지사였던 양승조 더불어민주당 후보(46.12%)에 7.75%p 격차로 승리했다. 하지만 2018년 지방선거에서는 양승조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62.55%를 얻어 35.1%를 얻는데 그친 이인제 자유한국당 후보에 압승했다. 이들 지방선거 결과는 당시 전국 판세와 같은 결과다. 대선에서도 마찬가지다. 충남은 2025년 대선에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2022년 대선에서는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선택했다. 전국 판세와 정확히 일치하는 선택이다. 하지만 당시 결과를 자세히 살펴보면 충남은 전국 평균보다 보수적인 선택을 해왔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2022년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는 전국에서는 0.73%p 격차로 승리했지만 충남에서는 6.12%p 격차로 승리했다. 지난해 대선에서도 전국에서 이재명 후보와 김문수 후보의 격차는 8.27%p였지만 충남에서는 4.42%p으로 절반 수준이었다.
이렇듯 충남지역은 전국과 비슷한 선거결과가 나오지만 전국 평균보다 보수정당에게 더 많은 표를 주었다. 이 때문에 이번 선거도 여당이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예상 밖 접전을 예상하는 목소리도 여전하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여론조사 추이를 보면 민주당 후보가 우세하지만 갈수록 격차가 줄어들고 있다”면서 “천안·아산 등에서 박수현 민주당 후보의 개인 지지율이 그리 높지 않다는 점도 우리에게는 긍정적”이라고 주장했다.
윤여운 기자 yuyoo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