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호르무즈 회의’ 참석…공급망 국제공조 동참
영·프 주도 다자회의 … 70~80개국 초청
구체적 성과보다 ‘국제연대’ 시동 상징성
19~24일 인도·베트남 순방 … “협력 강화”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저녁 영국·프랑스 주도로 열리는 호르무즈 해협 통항 관련 다자 화상회의에 참석한다. 중동 전쟁 여파로 글로벌 공급망 불안이 커지는 가운데, 한국도 항행 자유와 에너지 수급 안정을 위한 국제 공조에 동참하는 모습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16일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롭고 안전한 통항은 모두의 이해관계이고 우리 국익에도 중요한 이해관계”라며 회의 참석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유사한 입장의 국가들과 연대 노력을 계속하고 있으며, 우리 정상도 관련 메시지를 낼 가능성이 있어서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 회의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공동 의장국을 맡았다. 애초 40개국 정도의 참여가 예상됐지만 참여국이 확대돼 현재까지 국제기구를 포함해 70~80개국이 초청된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정부는 이번 회의 개최를 알리며 “호르무즈 해협의 재개는 전 세계의 책임이며 에너지와 무역 흐름 복원에 필수적”이라고 밝힌 바 있다.
외신들은 이번 회의가 단순한 외교 이벤트를 넘어 글로벌 공급망과 해상 안보를 둘러싼 다자 협력의 시작으로 보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해협 개방은 이를 사용하는 국가들의 책임이라는 인식 아래 연대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회의는 미국 등 전쟁 당사국의 참여를 배제한 채 이뤄지는 항행 자유와 공급망 안정에 초점을 맞춘 다국적 협력이라는 점도 관심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미국을 배제하는 취지는 아닌 것으로 안다”며 “전쟁 당사자이기 때문에 빠진 것이다. 미국과는 별도로 협의를 하며 공조를 하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이번 회의에서 정상 간 합의문 도출 등 구체적 성과가 날지는 미지수다. 봉영식 연세대 국제대학원 객원교수는 “구체적 성과를 기대하기는 힘들 수도 있다”면서도 “미국 이외의 국가들이 모여 전쟁 여파는 물론 전쟁 이후를 고민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한국도 빠르게 국제 협력의 틀에 들어가기로 한 것은 잘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이승원 한양대 겸임교수는 “항행의 자유는 모든 국가가 수호하는 원칙인데 여기에 문제를 일으킨 미국에 책임을 묻는 외교적 제스처 성격도 있어 보인다”면서 “미국 외 모든 국가들이 뭉쳐야 한다는 절박성을 보여주는 것으로 큰 의미가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오는 19일부터 24일까지 5박 6일 일정으로 인도와 베트남을 국빈 방문한다.
먼저, 19일부터 21일까지 2박 3일간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초청으로 뉴델리를 방문한다. 모디 총리와 정상회담은 20일에 예정돼 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조선해양·금융·인공지능(AI)·방산 등 전략 분야에서 양국 경제협력의 새로운 장을 열어갈 것”이라며 “중동 전쟁 등으로 격변하는 국제정세 속에 에너지 공급망 관련 긴밀한 공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21일에는 베트남 하노이로 이동해 다음 날인 22일 또 럼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 겸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위 실장은 “원전 등 국가발전 핵심 분야에 있어 베트남과 호혜적·전략적 협력을 강화하고자 한다”며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에너지 공급망 안정을 모색하고 핵심 광물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