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수사팀 교체, 원칙 어긋나”

2026-04-17 13:00:04 게재

김태훈 대전고검장 증언 “이재명 혐의 발견 못해”

국조특위 청문회…남욱 “검사가 목표는 하나라 해”

이원석 “내란 잘못됐지만 국정조사는 위헌·위법”

윤석열정부 출범 직후 대장동 개발특혜 의혹 사건 수사팀 교체 과정이 검찰 관행과 원칙에 어긋난 것이었다는 검찰 내부의 증언이 나왔다. 국회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 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가 16일 개최한 대장동 사건 등에 대한 청문회에서다.

김태훈 대전고검장은 이날 청문회 증인으로 출석해 “대장동 1기 수사팀은 나름 열과 성의를 다해서 단 기간에 배임 혐의와 관련한 주요 부분에 대해 결론을 내렸다”며 “그와 같은 상황에서라면 주요한 수사팀을 남기는 것이 그동안의 검찰의 관행이었다”고 밝혔다.

김 고검장은 2021년 서울중앙지검 4차장 검사로 대장동 사건 1기 수사팀을 주도했던 인물이다. 그는 2022년 5월 윤 전 대통령 취임 이후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이 부임하면서 부산고검 검사로 밀려났고, 1기 수사팀은 고형곤 4차장과 엄희준 반부패수사1부장, 강백신 반부패수사3부장 등을 주축으로 한 2기 수사팀으로 전면 교체됐다. 엄 부장과 강 부장은 같은 해 7월 정식 인사가 나기 약 두 달 전에 직무대리로 서울중앙지검에 와 대장동 사건 기록을 검토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됐다.

김 고검장은 “수사가 크게 잘못된 것이 없고, 수사 자체가 문제없다면 당연히 남기는 것”이라며 “(이는) 조국 수사팀이 주장했던 내용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수사를 담당했던 사람이 그대로 수사를 담당하고 수사를 완전히 뒤집어엎어서 방향을 틀 것이 아니라면 수사팀을 그렇게 변경해선 안된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다”고 했다.

앞서 2020년 1월 추미애 장관 취임 후 조국 수사팀을 교체하자 검찰 내에선 큰 반발이 일었었다.

김 고검장은 2기 수사팀 수사 내용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그는 “1기 수사팀에서는 거의 증거가 없어서 결론을 내려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했던 성남시장과 정진상을 당당하게 (기소 대상에)집어넣었고 배임 관련 내용도 특정 정당에서 주장하는 천문학적 범행이라는 프레임으로 확장했다”며 “1심 재판 결과에서는 2기 수사팀 변경 내용이 대부분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김 고검장은 “1기 수사팀이 단기간에 사건 본질에 다가갈 수 있었던 것은 정영학이 자수에 가까운 녹취파일 원본과 내용을 가지고 검찰에 상세히 설명해서 본체에 접근할 수 있었다”며 “당시 물증으로 봤을 때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혐의점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김 고검장은 또 “이 사건 수사 초기 언론에 특종보도로 대장동 회계사가 제출한 방대한 녹취론 안에 천하동인 1호 지분 실제 주인이 ‘그분 것이다’라는 대형 오보가 나왔다”며 “법조팀 간사에게 확인했는데도 오보가 정정이 안됐고, 이정수 중앙지검장이 국정감사에서 정정하고 나서도 끝까지 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남욱 변호사도 검찰의 표적 수사를 의심케 하는 증언을 내놨다. 그는 “구치감에서 조사받을 당시 정일권 부장검사가 ‘배를 갈라서 장기를 다 꺼낼 수도 있고 환부만 도려낼 수도 있다’며 ‘우리의 목표는 하나다. 내려가서 잘 생각해보라’고 했다”고 증언했다.

‘목표가 하나’라는 말의 의미를 어떻게 받아들였느냐는 질문에 그는 “어찌됐건 이재명 대통령은 대장동 사건으로 기소가 됐을 것”이라며 “검찰이 일단 목표를 정했고, 옳고 그르고를 떠나서 민간이 많이 돈을 가져가면 배임이 된다”고 했다. 그는 “조서를 보면 처음(1차 수사 당시) 물어보지 않았던 내용을 묻는다. 저에게도 ‘이재명이 시킨 게 아니냐’고 물었다”며 “유동규 본부장도 마지막에는 거짓말을 하기 시작했는데 검증 없이 법정에서 인정되고 유죄의 증거로 쓰였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정 검사는 “‘목표가 누구다’라는 언급을 한 사실이 없다”며 “저희 수사팀의 목표는 환부만 도려내는, 실체 진실에 부합하는 사실관계를 확인하려는 것이라고 말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이날 청문회에는 윤석열정부 첫 검찰총장을 지냈던 이원석 전 총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 전 총장은 윤 전 대통령의 내란과 관련해 “계엄이나 내란에 대해 단호히 배격하고 잘못됐다고 생각한다”며 “검찰의 일원이었던 분이 대통령으로서 불행한 일을 저질렀기 때문에 직접 관여하지 않았더라도 정말 대속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고 세상을 등지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대장동·대북송금 의혹 사건 등 수사과정에 검사들의 외압과 회유가 있었다는 의혹에 대해 “어느 검사가 유동규 이화영 방용철한테 자기 인생을 걸겠나”라며 정당한 수사였다고 강하게 반박했다. 또 검찰을 겨냥한 국정조사에 대해서도 “헌법과 법률에 어긋난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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