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미국 요구 과도…대면 협상 가로막아”
외무차관, AP통신과 터키 안탈리아서 인터뷰
“농축우라늄 반출 불가…프레임워크 합의부터”
미국과 이란 간 2차 종전 협상을 앞두고 양측의 입장 차가 여전히 좁혀지지 않은 가운데, 이란 고위 당국자가 미국의 ‘과도한 요구’를 이유로 대면 협상 재개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AP통신은 19일(현지시간) 터키 안탈리아에서 열린 외교 포럼 계기에 하루 전 진행된 인터뷰에서 사이드 하티브자데 이란 외무차관이 “미국이 핵심 쟁점에서 과도한 요구(maximalist demands)를 고수하고 있어 아직 대면 회담 단계로 나아가기 어렵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하티브자데 차관은 특히 미국이 요구하는 우라늄 처리 문제와 관련해 “농축 물질이 미국으로 보내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이는 협상 대상이 될 수 없는 사안(non-starter)”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우리는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논의에는 열려 있지만, 협상의 출발점이 될 수 없는 요구를 받아들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이란 핵시설에 매장된 것으로 알려진 약 440㎏의 농축 우라늄을 언급하며 “미국이 들어가 이를 모두 가져올 것(get all the nuclear dust)”이라고 발언한 데 대한 정면 반박으로 풀이된다.
하티브자데 차관은 양측 간 메시지 교환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미국이 이란이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을 고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실제 대면 회담에 들어가기 전에 ‘프레임워크 합의’를 먼저 확정해야 한다”며 협상 재개를 위한 전제 조건을 제시했다.
또 협상 쟁점과 관련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피하면서도, 미국의 대이란 제재 문제를 핵심 의제로 지목했다. 그는 “미국이 이란 국민을 압박하기 위해 가한 불법적인 일방 제재, 즉 ‘경제적 테러리즘’을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동 정세와 관련해서는 레바논 문제도 협상 의제에 포함돼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하티브자데 차관은 “이란은 선의로 협상에 임하고 휴전을 수용했으며, 그 휴전이 레바논을 포함한 모든 지역에 적용돼야 한다고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란의 군사적 대응에 대해 “정당한 이유 없는 공격에 대한 방어적 조치”라고 주장하며, “침략을 완전히 멈추게 하는 것 외에는 선택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이 레바논에 대한 추가 공격을 하지 못하도록 미국이 “금지(prohibited)”하고 있다며, 이스라엘-헤즈볼라 전쟁에 대해 “이제는 충분하다”고 말한 바 있다.
하티브자데 차관은 아울러 호르무즈 해협과 관련해 “협상 과정에서 새로운 규정(protocol)이 마련될 것”이라며 “민간 선박 통행은 개방되고 안전하게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미국의 해상 봉쇄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으며, 이란과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공격을 재개할 수 있다고 경고한 상태다.
이에 맞서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미국이 해상 봉쇄를 해제하기 전까지는 통항을 허용하지 않겠다”며 재봉쇄를 선언해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하티브자데 차관의 이날 발언은 양측이 막후 접촉을 이어가면서도 핵심 쟁점에서는 여전히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