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합의 선거제 개편…소수정당 “기득권 담합”
민주·국힘 유리하게 광역·기초의원 정수 늘려
지구당 부활과 광주 광역의회 선거구 꼼수 획정
최근 국회를 통과한 ‘선거구 획정과 선거제도 개편’이 여야 거대 정당에 유리하게 바뀌면서 소수 정당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조국혁신당과 진보당 등은 거대 정당의 밀실 야합으로 정치개혁이 후퇴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20일 여야에 따르면 국회는 지난 18일 본회의를 열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합의한 공직선거법과 정당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날 통과된 법안에는 △현행 10%인 광역의원 비례대표 비율을 14%로 확대 △전남광주특별시 광역의원 선거구 중 4곳에 3~4인 중대선거구제 도입 △기초의원 3~5인 중대선거구제 시범지역 확대(기존 11개에서 27개) △시·도당 산하 당협위원회 또는 지역위원회 설치 허용 등이 담겼다. 통과된 내용을 적용하면 광역의원 정수는 55명 늘어난 754명으로, 기초의원은 25명 증가한 3003명으로 각각 확정됐다.
광역과 기초의원 정수가 늘어났지만 정치개혁 취지에 달리 소수 정당의 지방의회 진출이 더욱 어려워졌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런 우려는 지방의원 정수 확대가 민주당과 국민의힘 강세지역을 중심으로 증가해서다. 인천은 인구 증가로 연수 제6선거구와 검단 제3선거구, 영종 제2선거구가 각각 신설됐다. 이곳 출마자에 조국혁신당과 노동당 후보가 일부 포함됐지만 민주당과 국민의힘 후보가 다수를 점하고 있다. 특히 정당 지지율과 인지도 등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에 밀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경남 양산도 1석이 증가하지만 소수 정당 후보 없이 민주당과 국민의힘 대결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각각 1석이 늘어난 전북 군산과 익산도 마찬가지다.
광역의회에 중대선거구제가 시범 도입된 광주의 경우 소수 정당 후보가 없는 곳에서만 적용돼 ‘꼼수 획정’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실제 인구가 많은 광주 북구 제4선거구와 제6선거구를 묶어 중대선거구제를 적용하는 게 타당한데도 진보당 후보가 없는 5·6선거구를 묶어서 실시한다. 광주 광산구도 진보당 후보가 없는 곳만 쏙 빼고 중대선거구제를 적용했다. 이종욱 진보당 전남광주특별시장 후보는 “다양한 정당의 의회 진출을 가로막고 민주당의 기득권만 강화하는 전형적인 꼼수 획정”이라고 비판했다. 여야는 6.3지방선거에 적용할 선거구를 획정하면서 헌법불합치 결정으로 의석수를 줄여야 하는 전북 장수와 무주의 의석수를 그대로 유지했다. 게다가 광역의회 비례대표 비율을 14%로 확대되면서도 의석 배분의 기준이 되는 ‘유효 투표 총수 5% 이상’을 고치지 않았다.
여야 짬짜미로 사실상 지구당(당원협의회) 부활이 가능하도록 만든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여야는 원외 정치인의 활동 기반을 넓히는 제도라고 평가하지만 소수 정당들은 ‘돈 정치 부활’이라고 반발했다. 특히 여론조사에서 평균 지지율이 5% 이상 나온 정당만 당협 사무소를 두도록 하는 것이 거대 정당만을 위한 법 개정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조국혁신당 등 진보 야 4당은 지난 18일 본회의에서 “거대 양당의 기득권 담합”이라고 비판하며 표결에 불참했다.
방국진 기자 kjba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