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개혁에 농민이 안보인다”

2026-04-20 13:00:05 게재

정부-농협 개혁안 놓고 충돌 … 양측 모두 200만 조합원 의견수렴 없어

농협개혁 방안을 담은 농협법 개정안을 두고 농협 조합장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급진적 개혁이 혼란과 비용을 초래할 것이라고 반대하지만 내용을 들여다 보면 농협 경영에 외부 개입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하지만 정부여당이나 농협 모두 농민 조합원의 의견을 제대로 묻지 않고 있어 이번 농협개혁이 또다시 ‘그들만의 리그’로 끝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농업계에 따르면 농협 조합장들은 정부가 구성한 농협개혁추진단과 여당의 농협법 개정안에 반발하며 조합장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합장 90%가 국회에 발의된 농협법 개정안에 반대한다는 결과다.

농협 조합장들은 “입법 취지가 아무리 좋아도 현장의 특수성을 반영하지 못한 채 일방적으로 몰아붙이는 방식은 협동조합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며 “개정안에 담긴 과도한 개입 시도가 농협의 자율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할 수 있다”고 반대 입장을 밝혔다.

농협 조합장들은 농협개혁안 중 농협중앙회장 조합원 직선제 선출제에 반대해온 사람들이다. 자신들만 중앙회장을 선출하던 방식에서 조합원 전체로 투표권을 확대할 경우 기득권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농협에서도 농협 구성원인 조합원 200만명, 조합장 1110명, 임직원 12만명의 의견을 반영한 흔적이 보이지 않고 있다.

경기지역에서 영농 지원을 나선 한 농협 직원은 “농협 개혁이라는 것이 잘 와닿지 않는데 구체적인 내용을 잘 모른다”며 “조합 내부에서도 조합원들에게 이렇다할 진행상황을 설명하지도 않았다”고 전했다.

앞서 조합장들은 16일 더불어민주당 농해수위 정책조정위원회 간담회에서도 반대 의견을 전달했다. 이날 조합장들은 △입법 과정에서 조합원 및 조합장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기 위한 공청회 개최 요구 △비조합원에게 농협중앙회장 출마 자격을 허용하는 것에 대한 우려 등을 표명했다.

이에 따라 정부여당과 농협 조합장들의 갈등은 농협법 개정과 심의의결 과정에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7일 서울 여의도 농업보험정책금융원에서 농협개혁 추진단 6차 전체회의를 개최했다. 추진단은 당정협의를 통해 발표한 농협 내부통제 강화 및 운영투명성 제고, 중앙회장 조합원직선제 도입 등 개혁방안에 이어 농협이 생산자협동조합으로 본연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한 후속 개혁과제를 강하게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윤준병 의원도 “농협중앙회가 거대 권력화되면서 정작 주인인 농민들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 지속돼 왔다”며 “현재 정부와 국회가 추진하고 있는 농협 개혁 의제는 중앙회의 투명한 지배구조를 확립하고 농민의 권익을 보호하는 농협 본연의 역할을 회복시키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배 기자 sb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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