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앞 ‘도덕성 리스크’ 여야 동시 부상

2026-04-20 13:00:20 게재

민주당, ‘2심 유죄’ 김 용 공천 고심

국민의힘, 윤석열정부 인사 속속 출마

특사혜택 조 국, 22대서 두 번째 도전

6.3 지방선거와 재보선의 주요 쟁점 중 하나로 ‘도덕성’이 부각될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을 ‘내란 동조 세력’으로 몰아가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을 절연하지 못하는 모습을 집중 공략할 예정이다.

그러면서도 민주당은 거친 경선 과정에서 불거진 ‘불법’ 논란과 재보궐선거를 만들어낸 원죄, 2심에서 징역 5년형을 받고 대법원 재판 중인 김 용 전 부원장에 대한 공천 가능성 등으로 수세에 몰릴 가능성이 높다. 조 국 대표 역시 22대 국회에서 유죄로 의원직을 상실한 뒤 특사로 복권되자마자 다시 출마한 것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20일 수도권 지역구의 민주당 모 중진의원은 “김 용 전 부원장 공천은 강성지지층만을 바라보게 되면 가능할 수 있지만 역풍도 고려해야 한다”면서 “민주당이 오만한 태도를 보이면 안된다”고 경고했다. 이는 민주당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고 있는 ‘친명’ 김영진 의원이 제기했던 ‘김 용 전 부원장 공천 신중’ 요구와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민주당 내부에서는 지도부가 ‘강성지지층의 요구’를 거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편이다. 민주당 원외 강성지지층 모임인 더민주혁신회의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정치검찰 견강부회의 피해자인 그의 정치적 복귀는 검찰개혁의 상징이 될 수 있다”며 공개적으로 김 전 부원장 재보선 공천을 요구했다.

모 민주당 핵심관계자는 “김 전 부원장 공천은 리스크(위험)가 있지만 국정조사를 통해 명백한 조작기소라는 게 확인된 만큼 그의 억울함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또다른 수도권 지역구의 민주당 모 중진의원은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을 수 있지만 강성지지층의 요구에 따라 지도부에서는 김 전 부원장 공천을 강행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강성지지층의 요구를 거부하기 어려운 분위기”라고 했다. 원내대표 선거, 국회의장후보 선거, 당대표·최고위원 선거까지 강성지지층의 영향력이 막강해진 만큼 그들의 요구를 수용할 수밖에 없다는 진단이다.

6.3 지방선거 압승을 예상하고 있는 민주당의 경선이 치열했던 만큼 경선 과정에서 불거진 ‘도덕성’ 논란도 본선에서 재부각될 가능성이 있다. 정원오 서울시장 후보의 ‘칸쿤’ 외유 의혹, 이원택 전북지사 후보의 ‘식사비 대납’ 의혹, 전재수 부산시장 후보의 ‘통일교 로비자금 수수’ 의혹에 사면복권을 받은 김경수 경남지사 후보의 ‘드루킹 사건’이 도마 위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민주당에겐 지방선거와 함께 열리는 재보선 지역 중 유죄 판결로 경기 평택을, 안산갑, 전북 군산김제부안갑 등 3곳에서 배지를 잃었다는 점도 아킬레스건이다.

조국혁신당은 민주당에 “귀책사유가 있는 지역구에 후보를 내지 말라”고 강하게 요구했고 경기 평택을에 출마한 조 국 대표는 캐치프레이즈로 ‘국민의힘 제로’와 함께 민주당을 겨냥해 ‘부패 제로’를 내걸었다. 국민의힘이 본격적으로 선거전에 뛰어들게 되면 민주당의 ‘도덕성’을 강도 높게 비판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12.3 비상계엄에 동조했거나 윤석열정부 인사들을 공천하면서 민주당의 ‘내란 청산’ 요구에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를 스스로 만들었다. 탄핵의 강을 건너지 못했다고 평가되는 오세훈 시장, 추경호 대구시장 예비후보, 윤갑근 충북지사 예비 후보 등이 본선에 진출했거나 당내 경선의 결선을 준비하고 있다.

민주당은 ‘비정상의 정상화’를 앞세우며 국민의힘 심판론을 강하게 제기할 예정이다. 여기에 정진석 전 의원의 부여공주청양 보선 출마나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수행팀장을 지낸 이 용 전 의원의 경기 하남을 보선 출마 등도 도마 위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

민주당 핵심관계자는 “민주당은 ‘대한민국의 정상화’를 내걸고 지방선거에 나설 것”이라며 “국힘의 내란종식 공격은 그 안에 들어가 있다”고 했다.

한편 조 대표에 대해서는 당내 성폭력 의혹에 대한 해결과정에서의 부실대응 논란과 함께 사면복권 직후 정치권에 복귀, 보선까지 나선 것을 두고도 비판적인 목소리가 나온다.

김근식 국민의힘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은 지난 15일 페이스북에 “조 국 대표는 2024년 (가족 입시비리 등) 2심 유죄 판결 상태에서 22대 총선에 출마했고 대법원 확정판결로 당선무효돼 구속됐다”며 “2025년엔 특혜성 사면복권으로 풀려나더니 22대 국회의원에 ‘또 출마한다는 것’이다. 자신이 쫓겨난 동일 임기내 출마한 사람은 제 기억에 없다. 벼룩도 낯짝이 있다”고 맹공했다.

민주당, 국민의힘, 조국혁신당 등 3개 정당이 서로 ‘도덕성’을 놓고 물고 물리는 이전투구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대목이다. 진보진영이 그동안 앞세워왔던 ‘도덕성’에서 수세에 몰리는 상황이 펼쳐지는 것으로 주목된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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