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구’ 생환에 지역 반응 엇갈려
폭발적인 국민적 관심
동물원 개선요구 빗발
탈출 열흘만에 무사히 돌아온 ‘늑구’의 생환에 대전동물원 오월드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늑구’는 국민늑대로 불리는 등 국민적 관심의 대상이 되었지만 대전동물원의 관리·운영 방식 등은 도마에 올랐다.
대전지역 시민사회단체 등은 20일 오후 대전시청 북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영동물원 운영방식 전환, 오월드 재창조사업 전면 재검토 등을 요구할 예정이다.
대전충남녹색연합은 성명을 내고 “이번 늑대 ‘늑구’의 탈출사고는 오월드의 전반적인 관리 및 운영의 문제를 드러내는 동시에 동물원이라는 곳이 어떻게 존재해야 하는가를 묻는 계기”라며 △철저한 탈출 경위와 책임소재 조사 △전체 시설에 대한 점검·대책수립 후 재개장 △동물 종 특성에 맞는 환경시설 개선 △무분별한 번식 중단 △오월드 재창조사업 전면 중단 △전문가 등이 참여한 협의체 구성 등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시민들도 ‘늑구’를 보러 오월드로 달려가는 것이 아니라 오월드가 거듭나며 공영동물원 변화에 앞장서기를 촉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전환경운동연합 역시 “이번 늑구의 탈출은 동물원 사육환경이 동물의 행동특성과 야생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었음을 여과없이 보여준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동물원 운영방식과 야생동물 관리체계 전반에 대한 실질적인 변화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동물원 개선요구와 별개로 늑구에 대한 국민적 관심은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국내 언론을 넘어 외신까지 다룰 정도다. 이미 대전지역에서는 ‘늑구빵’이 출시되는 등 생환을 축하하는 이벤트가 이어지고 있다.
2018년 퓨마 ‘뽀롱이’ 사살 이후 전 국민을 강타했던 엇갈린 감정이 이번 늑구의 생환으로 다소 풀리는 계기가 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전시 등 구조당국은 이번 포획과정에서 생포원칙을 지키며 늑구 생환을 이뤄냈다. 전문가들의 조언에 따라 늑대의 특성을 이용한 끈질긴 생포작전이었다는 평가다.
한편 늑구는 오월드 격리공간에서 먹이를 섭취하며 몸을 회복하고 있다. 동물원은 탈출 이후 늑구가 여러 동물을 접촉했을 것으로 보고 바이러스 감염여부 등을 관찰하며 치료를 병행할 계획이다. 또 늑구의 상태를 매일 누리집 등을 통해 공개하고 있다.
윤여운 기자 yuyoo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