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자리’ 채운 경찰 ‘장기수사’ 매듭 숙제

2026-04-20 13:00:38 게재

서울청 ‘수사 3인방’ 6개월 만에 채워

김병기 7개월째, 쿠팡 추가 압수수색

미대사관, 방시혁 의장 출금해제 요청

유력 정치인 및 기업인들 수사가 지지부진하다는 비판을 받는 경찰이 반년 만에 담당 수사 지휘라인 공석을 채우는 등 막판 전열 정비에 나섰다.

20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은 지난해 10월 이후 6개월 만에 이른바 ‘수사 3인방’으로 불리는 수사부장-안보수사부장-광역수사단장이 모두 채워졌다.

수사부장에는 오승진 강서서장, 최은정 경무관이 안보수사부장으로 보임됐다. 광역수사단장에는 박찬우 국수본 경제범죄수사과장이 승진 발령됐다. 내부에서는 ‘선수(전문가)’가 배치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동안 안보수사부장과 광역수사단장은 공석이었다.

서울청은 △김병기 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비위 의혹 △방시혁 하이브 의장의 사기적 부정거래 의혹 △쿠팡 사태 △강호동 농협중앙회장 금품수수 의혹 등 굵직한 사건들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병목’ 현상을 겪고 있다.

김병기 의원의 경우 어느덧 7개월째 수사가 이어지고 있다. 이 기간 수사부장이 두 번, 광역수사단장 한 번 교체됐다. 규명해야 할 의혹 수가 13가지에 달하다 보니 사실관계 및 혐의 정리에 시간이 걸려 출석조사가 늦었다는 게 경찰 설명이다. 게다가 최근 김 의원은 건강을 이유로 ‘쪼개기’ 출석조사을 거듭한 바 있다. 평균 사건처리 기간인 54.4일(지난해 8월 기준)은 이미 지나간 가운데 경찰은 김 의원의 일부 혐의부터 결론을 내겠다고 예고한 상황이다.

2024년 말 시작된 방 의장 사건은 지난해 12월 조사가 마무리된 가운데 4개월째 ‘법리검토’가 진행 중이다. 수사 장기화로 방 의장의 출국금지가 길어지자 주한 미국대사관은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월드 투어 등을 이유로 방 의장의 미국 방문에 협조해달라는 내용의 서한을 최근 경찰청에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쿠팡의 경우 경찰은 올해 1월 86명 규모의 전담 태스크포스(TF)를 출범시키고 개인정보 유출, 산업재해 은폐 의혹 등에 대한 집중수사에 나섰다. 2월 초까지 해롤드 로저스 쿠팡 한국 임시 대표를 두 차례 불러 조사했지만 아직 결론은 내리지 못하고 있다. 이달 3일에는 송파구 쿠팡 본사에 대해 추가 압수수색을 벌이기도 했다.

쿠팡 사건은 트럼프 행정부와의 관세 논란, 불투명해진 정보유출 중국인 전 직원 소환 등이 걸림돌로 꼽히기도 했다.

강호동 회장 사건 역시 강 회장이 지난해 10월 압수수색 이후 6개월 만인 이달 초에 경찰에 출석, 결론까지 적지 않은 단계를 거쳐야 할 전망이다.

이번에 전열을 정비한 경찰이 장기화되고 있는 이들 주요사건을 어떻게 매듭짓는지에 따라 경찰 수사력 논란의 향방도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이재걸 기자 claritas@naeil.com

이재걸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