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산된 행정통합…·충청·영남 표심 가른다

2026-04-21 13:00:32 게재

대전·충남, 대구·경북, 부·울·경 여야후보 거론

힘 있는 여당 후보론과 지지 세력 결집에 활용

무산됐던 행정통합이 여야 접전지역 선거 쟁점으로 다시 부상했다. 여당은 힘 있는 후보론을 확산시킬 지렛대로, 야당은 여당 견제와 지역발전 전략으로 활용하고 있다.

21일 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행정통합이 대전·충남과 대구·경북, 부산·울산·경남 선거판을 달구고 있다.

이곳은 지난 지방선거 때 야당이 모두 승리했다. 이번 선거에서 압승을 노리는 더불어민주당은 경북을 제외한 5곳을 거머쥔다는 목표 아래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거센 도전에 직면한 국민의힘은 보수층 결집을 통해 수성전에 나섰다. 이곳의 승패가 지방선거 성적표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행정통합도 표심을 공략할 카드로 활용됐다.

충남 탈환에 나선 박수현 민주당 충남지사 후보는 최근 지방선거 직후 행정통합에 착수해 오는 2028년 총선 전에 완수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임기 단축까지 시사한 박 후보는 “통합으로 얻을 수 있는 더 큰 미래를 생각하면 (임기 단축도) 충분히 감내할 수 있다”면서 주민 의사를 강조했다. 수성에 나선 김태흠 충남지사는 전남광주 행정통합을 활용해 정부를 공격했다. 김 지사는 최근 “정부 추가 경정 예산안에 전남광주 행정통합 준비 예산 576억원이 전액 삭감됐다”면서 “대전·충남 통합 논의 과정에서 정부와 민주당이 제시한 20조원도 재원 조달 방식이 불투명한 기만행위라는 것이 드러났다”고 힐난했다.

대구에서는 행정통합이 지역을 살릴 발전 전략으로 활용됐다. 김부겸 민주당 대구시장 후보는 지난 19일 첫 번째 공약인 ‘대구 산업 대전환’ 실행 계획에 행정통합을 포함했다. 김 후보는 2035년까지 지역내총생산(GRDP) 150조원 확대 방안으로 △대구 산업 대전환 및 일자리 창출 △대구·경북 통합 신공항 건설 △대구·경북 행정통합 등을 제시하며 ‘힘 있는 여당 후보’를 강조했다. 대구상의가 20일 발표한 ‘차기 대구시장에게 바라는 기업 의견조사’에 따르면 기업인들은 ‘중앙정부 협상력 및 국비 확보 능력(65.7%)’을 첫번째로 역할로 꼽았다. 국민의힘 경선에 나선 유영하·추경호 예비후보는 행정통합을 놓고 신경전을 펼쳤다. 추 예비후보는 지난 19일 열린 토론회에서 행정통합 실패 책임론이 거론되자 “근거 없는 비방”이라며 “저는 처음부터 끝까지 통합에 찬성하고 빨리 돼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해명했다. 이처럼 여야 후보가 찬성 입장을 밝히면서 대구경북 행정통합이 지방선거 이후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된다.

부·울·경에선 행정통합 추진 경로를 놓고 여야 입장이 엇갈렸다. 전재수 부산시장·김상욱 울산시장·김경수 경남도지사 후보는 최근 열린 공동 출정식에서 “국민의힘이 중단시킨 부·울·경 메가시티를 즉각 복원해 ‘제2 수도권’이라는 더 강력한 위상으로 계승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 후보는 메가시티를 통해 협력체계를 강화한 뒤 행정통합을 추진한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메가시티는 3곳의 행정 체계를 그대로 둔 채 생활권을 묶는 균형발전 전략이다. 이에 반해 박형준 부산시장과 박완수 경남지사는 해마다 8조원 이상의 재원을 확보할 수 있도록 국세와 지방세 비율을 조정하는 내용 등을 담은 ‘부산·경남 통합 특별시 설치 특별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부산시와 경남도는 “더 이상 중앙정부 응답만을 기다리며 골든타임을 허비할 수 없어 당초 발표한 로드맵에 따라 2028년을 목표로 통합에 필요한 자치권을 정부에 먼저 제시했다”고 밝혔다. 추진 방법을 놓고 논란이 일자 시민단체가 구체적 방안을 요구했다.

부·울·경 13개 시민단체는 최근 기자회견을 열고 “메가시티는 권한과 재정에 대한 구체적 설계가 부족하고, 행정통합은 울산이 제외된 채 논의가 축소됐다”면서 “급격한 행정통합보다는 메가시티를 통한 현실적이고 단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방국진 곽재우 기자 kjb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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