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이번엔 ‘체제 전쟁’…“이재명, 친북·한중동맹”
장 “정부, 대미 외교 문제 야기” … 이념 앞세워 보수 결집 꾀하는 듯
장, 한동훈 출마 부산 북갑에 공천 의지 … 오세훈 “대표가 후보에 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21일 이재명 대통령의 대북·대외정책을 겨냥해 “트럼프가 묻는다. ‘한미동맹? 한중동맹?’ 이재명이 답하고 있다. ‘친북, 한중동맹!’”이라는 SNS 메시지를 내놨다.
이 대통령이 정동영 통일부장관의 북한 정보 공개 의혹을 부인한 기사를 첨부했다. 장 대표가 이 대통령의 대북·대외정책을 ‘친북’ ‘한중동맹’으로 규정하면서 비판한 것이다. 6.3 지방선거를 ‘체제 전쟁’으로 치르겠다는 장 대표의 구상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장 대표의 ‘보수 드라이브’가 보수층의 호응을 얻을지 아니면 중도층의 역풍을 초래할지 주목된다.
앞서 장 대표는 20일 방미를 설명하는 자리에서 “이재명정부가 대미 외교에 있어서 계속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정동영 장관처럼 외교 관례를 무시하고 아무 비밀이나 마음대로 공개하기 때문에 미국과의 관계에 큰 문제가 생기고 외교적으로 문제가 생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장 대표와 가까운 한 야권 인사는 “미국은 이 대통령의 이스라엘 비판은 미국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고, 중국과 북한에 유화적이거나 밀도를 높여가는 이재명정부에 대해 친중·종북정부라고 인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장 대표는 방미를 계기로 지방선거 프레임을 ‘체제 전쟁’으로 가져간다는 구상인 것으로 보인다.
선거 한복판에 이념 이슈를 던져서 보수층 결집을 꾀한다는 것이다. 장 대표측은 보수층이 결집하면 서울과 부산 등 승부처에서 기선을 제압할 수 있다는 계산을 하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해 말 “내년 선거는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싸움이 아니라 자유민주주의체제를 지켜낼 수 있느냐 없느냐의 마지막 싸움이 될 것이다. 제2의 건국 전쟁이자 체제 전쟁이 될 것”이라며 ‘체제 전쟁’을 예고한 바 있다.
장 대표는 당을 선거 체제로 전환하는 데도 속도를 내고 있다. 장 대표는 21일 오전 한국노총 서울지역본부를 찾아 노동계 포용에 나섰다. 뜸했던 지방선거 공약 발표도 재개한다. 이날 오후 ‘A(all)부터 Z(zero)까지 교통혁명! 모두가 부담 없는 이동권’ 공약을 발표한다. 장 대표는 지난 1일 ‘수도권 반값 전세’를 지방선거 1호 공약으로 발표한 이후 추가 공약을 내놓지 않았다.
장 대표가 선거 프레임으로 ‘체제 전쟁’을 내세우면서 당을 선거 체제로 전환하려고 안간힘 쓰지만 한동훈 전 대표·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등과의 갈등 관계는 여전히 숙제로 남은 모습이다.
장 대표와 부산 북갑에 무소속 출마한 한 전 대표측과의 갈등은 곳곳에서 불거지고 있다. 장 대표는 친한계(한동훈)로 분류되는 진종오 의원이 한 전 대표를 공개적으로 돕는 데 대해 당에 진상조사를 지시했다. “당 소속 의원이 당 후보를 돕지 않고, 무소속 후보를 지원하는 건 해당 행위”라는 인식으로 읽힌다. 장 대표는 친한계 배현진 서울시당위원장이 결정한 서울시당 공천안을 대거 보류하기도 했다.
장 대표는 부산 북갑에 공천하겠다는 의사를 재확인했다. 한 전 대표를 의식해 무공천하자는 일각의 주장을 일축한 것이다.
국민의힘 공천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진 박민식 전 의원은 이날 SNS를 통해 “보수의 승부처에 난데없이 찾아와 훼방만 놓는 행위는 보수를 위한 것이 아니라 오직 자신의 생존을 위한 ‘정치 기생’일 뿐”이라며 한 전 대표를 겨냥했다. 박 전 의원은 “단일화 할 이유도, 단일화 할 일도 없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라며 친한계가 주장하는 한동훈-국민의힘 후보 단일화 시나리오를 강하게 부인했다.
오세훈 서울시장 등 후보들은 각자도생 분위기다. 오 시장은 21일 KBS 라디오 ‘전격시사’에 출연, 장 대표를 향해 “지금 후보들께 짐이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부산지역 정가에서는 후보들이 장 대표 대신 한 전 대표 손을 잡고 유세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한다. 한 비주류 인사는 “선거전이 본격화되면 (부산) 후보들은 한 전 대표와 함께 유세 다니고 싶어 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