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선거 다시 흔드나…지선 변수로 떠오른 ‘부동산 민심’

2026-04-22 13:00:09 게재

서울 집값 폭등, 서울 ‘보수화’ 초래 … 20대 대선, 윤석열 ‘한강벨트’ 압승

6.3 지선은 민주당 후보 ‘우위’ … 장특공제, ‘부동산 민심’ 또 건들까 주목

집값 하락·세금 인상 우려하는 집주인들 폭발하면 ‘보수화’ 살아날 가능성

문재인정부의 부동산정책 실패로 집값과 전셋값이 폭등한 직후 치러진 2022년 20대 대선.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서울에서 50.6%를 얻어 이재명 민주당 후보(45.7%)를 4.9%p차로 이겼다. 윤 후보는 텃밭인 강남 3구 외에도 소위 ‘한강벨트’(용산구, 성동구, 영등포구, 강동구)에서 압승을 거뒀다. 집값이 상대적으로 더 오른 ‘한강벨트’는 보수 후보를 압도적으로 택한 것이다.

김경수·정원오 ‘상생협력 공동선언’ 더불어민주당 김경수(왼쪽) 경남지사 후보와 같은 당 정원오 서울시장 후보가 21일 오후 반갑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동민 기자

21일 KB부동산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2016년 10월 5억8814만원에서 2025년 12월 15억810만원으로 10년 만에 3배 가까이 올랐다. 서울 아파트를 가진 집주인은 졸지에 15억원대 자산가가 된 것. 윤희웅 오피니언즈 대표는 “30~50대는 원래 민주당 지지세가 강하지만 서울 집주인인 30~50대는 부동산으로 상당한 부를 이루거나 부를 이룰 수 있다는 기대를 하게 되면서 서울 거주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졌고, 정치적으로 보수성향이 강해지는 흐름을 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서울 집값이 급등하면서 무주택인 30~50대가 ‘탈서울’한 것도 서울 표심의 보수화를 부채질했다는 해석이다. 집을 주로 매매하는 30~50대가 서울 집값 폭등에 떠밀려 인근 경기도와 인천으로 대거 이사한 것. 30~50대는 민주당 지지세가 강하다.

결과적으로 서울 집값 폭등은 서울의 ‘보수화’를 초래했다는 분석이다. 윤석열 후보가 서울 ‘한강벨트’에서 압승한 20대 대선은 서울의 ‘보수화’를 보여주는 결과로 이해된다.

발언하는 오세훈 시장 오세훈 서울시장이 21일 서울 성북구 정릉공영차고지 복합개발사업 현장을 방문해 둘러본 뒤 취재진 앞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다만 6.3 지방선거를 40여일 앞둔 서울 표심은 계엄→탄핵→이재명정부 출범이라는 더 큰 변수에 영향 받는 것으로 보인다. 세계일보-한국갤럽 조사(7~11일, 무선전화면접,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3.5%p, 이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정원오 민주당 후보 52%,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 37%로 나타났다. 계엄→탄핵→이재명정부 출범이란 훈풍에 올라탄 정 후보가 멀찌감치 앞선 것이다.

판세는 이대로 유지될까. 전문가들은 마지막 변수로 ‘부동산’을 꼽는다. 집값과 세금에 민감한 서울 표심을 자극하는 이슈가 커진다면 판세가 흔들릴 수 있다는 전망이다. 때마침 이 대통령이 장특공제(장기보유 특별공제) 단계적 폐지 문제를 제기하면서 부동산 이슈가 지방선거 한복판에 등장하는 계기가 됐다. 집값 하락과 세금 인상을 걱정하는 집주인들이 촉각을 곤두세우는 상황이 만들어진 것이다.

오 후보도 기회를 놓치지 않고 부동산 이슈를 키우기 위해 전력하는 모습이다. 오 후보는 21일 KBS 라디오 ‘전격시사’에 나와 “장특공제 이거 폐지하겠다고 대통령께서 SNS에 쓰셔서, 서울 시민들이 굉장히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사안인데 이사하면 앉아서 도둑맞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 후보는 “집값이 서울 중위가격이 12억이다. (장특공제가 폐지되면) 서울 시민들은 절반 이상 이사하면 재산이 날아간다”고 덧붙였다.

정 후보는 장특공제 논란이 확산되는 걸 막는 데 안간힘을 썼다. 정 후보는 “투기 목적이 아니라면 실거주 1가구 1주택자들의 권리는 여전히 보호돼야 한다는 명확한 입장을 갖고 있다”며 “오 시장이 논의되지 않은 일을 자꾸 제기해서 갈등을 유발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민주당도 장특공제 이슈가 지방선거에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을 우려해, 연일 “장특공제 폐지를 검토한 바 없다”고 부인하고 있다.

부동산 이슈가 더 확산될지 여부는 미지수다. 다만 어떤 계기로 인해 부동산 민심이 폭발하면 서울시장 선거 판세도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윤 대표는 “서울은 최근 집값 변동이 워낙 컸기 때문에 무주택자나 유주택자 모두 부동산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최근 몇 년간 실시된 서울 선거에서 경기도에 비해 보수적 표심이 나타난 결과에는 이런 배경이 있다”고 설명했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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