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이어 감사원도 진술조작 정황

2026-04-22 13:00:12 게재

하지 않은 진술 삭제했는데 수사요청서 포함

국조특위 청문회 … 감사원 강압조사 정황도

검찰, ‘윤석열 명예훼손 사건’ 녹취조작 의혹

윤석열정부 검찰 뿐 아니라 감사원에서도 사건을 조작한 정황이 드러났다. 국회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 사건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가 21일 개최한 서해 공무원 피격·국가통계 조작·‘윤석열 명예훼손’ 허위보도 사건 관련 청문회에서다. 청문회에서는 감사원의 진술 짜맞추기와 강압조사 의혹도 제기됐다.

이날 청문회 증인으로 출석한 하동수 전 청와대 국토교통비서관은 “(2023년 7월 감사원 조사를 받을 당시) 문답서에 제가 한 번도 말하지 않았던 진술 내용이 슬그머니 포함되어 있었다”며 “조서 검토 과정에서 발견하고 직접 줄을 긋고 지장까지 찍어서 삭제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럼에도 “재판 과정에서 제출된 수사요청서를 확인해보니 제가 직접 삭제했던 문장이 저의 범죄 혐의 서두에 박스까지 쳐서 저의 진술이라고 되어 있었다”며 “저의 진술이라고 인용부호까지 달고 그대로 다시 살아나 있었다”고 했다.

하 전 비서관이 지적한 진술은 “청와대가 변동률 상승 사유를 물어봐 국토부 사무관들이 한국부동산원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통계를 조작하게 됐다”는 내용이다. 감사원은 하 전 비서관 등 청와대 관계자가 국토부와 한국부동산원 직원들을 압박해 집값 통계를 조작하도록 했다고 보고 2023년 9월 검찰에 수사의뢰했다.

하 전 비서관의 증언대로라면 그가 조사과정에서 하지도 않았고, 삭제까지 한 진술을 감사원이 다시 수사요청서에 집어넣어 수사를 의뢰한 셈이 된다.

하 전 비서관은 “확인한 사실을 1년 전 쯤에 감사원에 알렸고 소명할 기회를 달라고 했는데 아무런 반응도 없었고 지금까지 묵묵부답”이라고 말했다.

감사원의 진술 짜맞추기 정황도 나왔다. 윤성원 전 국토교통부 1차관은 “감사원 감사과정에서 부동산원 직원들이 답변을 서로 상의한 적이 있느냐“는 손솔 진보당 의원 질의에 “2022년 11월 9일 당시 한국부동산원 감사실장이 감사원과 협의한 후 앞으로 어떻게 대처할지 논의하는 녹취록이 재판과정에서 현출됐다”고 답했다. 당시 감사실장은 감사원 출신 인사였다. 손 의원은 “감사원판 진술 세미나라고 생각한다”며 “실제 부동산원 직원이 그전까지 (통계)조작은 없었다고 했는데 11월 9일 진술세미나 이후 진술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청문회에서는 국토부 직원들을 상대로 한 감사원의 강압조사 실태도 공개됐다. 국토부 직원 홍 모씨는 출산 4개월차였던 2023년 4~5월 수차례 감사원에 불려가 밤샘조사를 받은 사실을 증언했다. “문답기록을 보니 4월 4일 밤 11시 56분, 6일엔 0시 20분, 7일엔 새벽 3시, 5월 5일엔 새벽 3시 35분, 10일엔 새벽 6시 9분까지 했는데 밤샘 조사를 받은 것이냐”고 묻는 손 의원 질의에 홍씨는 “중간에 휴식시간이 있었지만 따로 잠을 자지 못했다”고 답했다.

또 국토부 직원 좌 모씨는 “감사관이 술을 먹고 회식 중에 돌아와 감사 대상인 국토부 직원들의 발언 내용을 노래로 만들어서 조롱하는 장면을 보았다”고 증언했고, 김 모씨는 “통계조작을 인정하지 않으면 함께 일했던 직원들의 인사와 장래 문제를 망가뜨리겠다는 식으로 겁박한 부분이 힘들고 괴로웠다”고 토로했다.

이에 정상우 감사원 사무총장은 “적절하지 않다”며 “사실관계를 확인해 응당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청문회에서는 윤 전 대통령 명예훼손 허위보도 사건과 관련해 검찰이 증거를 조작한 정황이 공개됐다. 봉지욱 전 뉴스타파 기자는 “조우형(부산저축은행 대출 브로커)씨와 통화한 사실이 없고 2021년 10월 29일 만난 적만 있는데 네 차례나 통화한 것처럼 녹취서를 조작했다”고 말했다.

녹취서에는 조씨가 통화 상대방에게 부산저축은행과 관련해 조사받을 당시 대검 중수2과장이었던 윤 전 대통령을 만난 적이 없다고 말하는 내용이 담겼다. 검찰은 이같은 녹취록을 근거로 조씨의 반론을 반영하지 않고 윤 전 대통령이 조씨 수사를 무마한 것으로 허위보도했다며 봉 기자를 기소했다.

봉 기자와 함께 기소된 한상진 뉴스타파 기자의 검찰 수사보고서에도 그의 휴대폰에는 없는 ‘한 건 했습니다’라는 문자가 적시된 사실이 청문회에서 공개됐다.

이에 대해 당시 수사팀장이었던 강백신 대구고검 검사는 “수사관과 검사는 그런 내용을 확인한 것으로 기억하고 있고 그 내용을 피의자 신문 때 물어보겠다고 합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녹취서 조작 정황과 관련해선 “다른 기자와 통화한 것을 속기 과정에서 오류가 있었고 법정에서 시정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봉 기자는 “재판에서 현출된 적이 없다”며 “증인신문을 받지도 않았는데 저 녹취록이 왜 나오느냐”고 반박했다.

이건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어떻게 두 명의 다른 속기사가 똑같은 오류를 범할 수 있느냐”며 “검찰이 대장동 사건에서 속기록 갖고 장난을 쳤는데 이 사건에서도 속기록 갖고 장난친 게 발견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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