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회생 ‘청신호’…하림, 익스프레스 인수 추진
5월 4일 회생계획안 기한 앞두고 속도전
채권자 의견 엇갈려도 최종 판단은 법원
홈플러스가 기업형 슈퍼마켓(SSM) 사업부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각 절차에 속도를 내면서 회생절차 연장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채권자 간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만큼 최종 판단은 법원이 회생계획안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결정할 전망이다.
2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하림그룹은 계열사 NS홈쇼핑을 통해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이번 거래는 회생절차상 ‘인가 전 인수합병(M&A)’ 방식으로 진행되며 법원 허가와 채권자협의회 의견 청취 절차를 거친다.
매각 주관사인 삼일회계법인은 법원과 협의해 우선협상자 선정 이후 실사와 계약 조건 협의를 거쳐 본계약 체결을 추진할 예정이다. 인수 절차가 본궤도에 오르면서 시장에서는 회생절차 연장을 위한 기반이 마련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매각은 당초 통매각이 무산되면서 익스프레스 사업부를 분리해 유동성 확보에 나선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회생을 위한 구조 개편과 함께 단기 자금 확보라는 현실적 선택이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다음달 4일까지 회생계획안 제출 기한 연장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상황에서 홈플러스와 대주주인 MBK파트너스는 매각 절차를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매각 성사 여부가 회생절차 연장 판단의 주요 변수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홈플러스는 약 2000억~30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되는 매각 대금을 운영자금으로 활용해 회생절차를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매각이 성사될 경우 당장 필요한 운영자금 확보에는 일정 부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는 전국 293개 점포를 기반으로 연 매출 약 1조1000억원 규모를 기록한 사업부로 알려져 있다. 최근 수년간 성장세와 일정 수준의 수익성을 유지해 온 핵심 사업으로, 매각 성사 자체가 시장 신뢰 회복의 신호로 해석된다는 평가도 나온다.
회생계획안에 포함된 3000억원 규모의 긴급운영자금(DIP) 마련도 주요 변수로 남아 있다. 현재까지 일부 자금만 집행된 상태로 알려졌으며, 매각 진행 여부가 추가 자금 조달 논의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채권자 간 입장 차이도 변수다.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은 채권 회수 구조와 자금 조달 방안 등에 대해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회생절차에서 채권자 의견은 법원이 청취하는 절차에 해당하며 개별 채권자의 입장이 직접적인 결정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법원은 채권자 의견과 기업의 회생 가능성, 자금 조달 계획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회생계획안 인가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
메리츠금융그룹은 매각 대금 용처나 회생절차 연장과 관련해 이견이 있다는 일부 주장과 보도에 대해 확대 해석된 측면이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채권 회수 구조와 자금 조달 계획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는 과정일 뿐 특정 방향에 대한 입장을 확정한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최종 판단은 법원 결정에 따르게 된다는 전제 아래 내부 검토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점포 운영과 자금 집행 상황을 둘러싼 어려움이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노동조합측에서도 매각 대금 활용 방향과 관련한 우려를 제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익스프레스 매각이 실제 회생절차 연장으로 이어질지 여부는 향후 채권자협의회 논의와 법원의 판단 결과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장세풍·서원호 기자 spja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