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부터 혼자 연구한 로켓, 공식적으로 인정받아
32회 삼성휴먼테크논문대상 금상 박원비(배재고 2학년)
“아버지 취미가 자동차 수리인데요. 어릴 때부터 아버지를 따라다니며 자동차에 관심이 생겼고 그 관심이 항공기, 로켓 분야로 커졌어요. 초등학교 고학년 때부터 여러 연구를 혼자서 진행하며 항공우주 분야로의 꿈을 키워왔는데요. 이번 수상으로 ‘공식적인’ 인정을 받은 것 같아서 정말 기쁘고요. 앞으로의 연구에 큰 용기까지 얻을 수 있었습니다.”
32회 삼성휴먼테크논문대상 금상을 수상한 박원비(배재고 2학년)군. 원비군은 대부분 수상자가 영재고 및 과학고인 이번 대회에서 자사고 학생으로 이례적으로 ‘금상’을 수상해 그 의미를 더했다.
배재고 2학년 박원비
로켓 인젝터 구조 혁신에 해법 제시
삼성휴먼테크논문대상은 과학기술 저변 확대와 과학 인재 양성을 위한 논문상으로 삼성전자가 1994년 제정, 2025년 32회를 맞았다. 이번 대회에는 총 3172편의 초록이 접수됐으며, 120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고교부문은 생물, 화학, 물리/지구과학, 수학/전산, 환경/식품/위생 등 총 5부분으로 진행되는데, 원비군은 물리/지구과학 부문 금상을 수상했다.
박군은 액체로켓 엔진의 분사 구조를 개선해 연소 성능과 안정성의 동시 향상을 실험으로 입증한 ‘PINTOSWIRL 인젝터를 적용한 액체로켓엔진의 개발’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박군은 “연료만 사용하는 자동차와 달리 로켓 엔진은 추진제가 연료와 산화제 2개인데, 연료와 산화제를 분사할 때 더 고르고 미세하게 분사하도록 기존 방식을 개선하는 연구를 진행했다”라며 “가변 분사 방식인 Pintle 분사기에 회오리 분사 방식인 스월을 적용하면 극단적인 운동량비 완화로 연소 기능이 높아질 뿐 아니라 안정성까지 향상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쉬운 연구가 아니고 비용도 많이 드는 실험이다 보니 초반에는 공동 연구도 고려했었지만, 결국 혼자서 연구를 완성했고 좋은 결과로까지 이어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집념과 열정으로 이룬 성과
박군이 연구를 진행하며 가장 먼저 마주한 어려움은 부족한 정보였다. 항공우주 관련 연구가 로켓 방산 분야이다 보니 비공개 정보가 많아 검색만으로 찾을 수 있는 정보가 제한적이었기 때문이다. 이럴 때마다 박군은 대학 로켓동아리와 항공우주 및 우주공학과 학생들에게 이메일과 SNS 등으로 직접 연락해 자문을 구하며 자신만의 연구를 이어갔다.
또, 배재고 메이커스페이스실도 적극 활용했다.
“3D 프린터, 레이저 각인기 등 학교에 있는 장비들을 활용해 직접 설계한 인젝터 구조물을 제작하고 개선 실험도 꾸준히 진행했는데 큰 도움이 됐습니다. 그래서 2학년이 되며 동아리도 창의융합동아리인 데카콘으로 결정해 학교의 뛰어난 연구 환경을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논문을 작성하는 과정에서도 큰 어려움이 없었다. 이미 초등학교 고학년 때부터 연구와 논문을 꾸준히 작성해왔기 때문이다. 심지어 이번 대상을 받은 주제는 그의 유일한 연구가 아닌 그가 당시 실험 중인 여러 연구 중 하나였다. 특히 박군은 항공기 엔진에도 관심이 많아 다양한 연구를 진행했는데, 그 연구가 특히 이번 로켓 인젝터 구조 연구에 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지도교사인 정태영(물리) 교사의 조언과 격려도 연구에 큰 도움을 미쳤다.
정 교사는 “어릴 때부터 꾸준히 연구해 온 분야를 혼자서 계획하고 실천, 실험을 진행하며 논문까지 작성했다는 그 자체가 고등학생으로서 대단한 것”이라며 “특히 대부분의 참여자 및 수상자가 과학고나 영재고 재학생들이었는데 그중에서 금상으로 선정되어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항공우주 발전에 기여하고 싶어요!
‘항공우주’라는 확고한 진로를 중학교 때부터 이미 갖고 있었던 박군은 카이스트 항공우주공학과 진학을 목표로 하고 있다. 더불어 우리나라 항공우주 분야에 ‘큰 도움이 되고 싶다’라는 ‘더 큰’ 목표도 갖고 있다.
현재 그가 연구 중인 주제는 극저온 추진제를 사용하는 재착륙 로켓 개발. 이번 금상 수상으로 받은 상금으로 더 적극적인 연구에 집중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박군은 삼성휴먼테크논문대상에 많은 일반고, 자사고 학생들이 관심 갖기를 조언했다.
“대학생들에겐 너무나 유명한 대회이고, 영재고나 과학고 학생들에게도 널리 알려진 대회인데 자사고나 일반고 학생들이 참가하는 경우는 정말 적어요. 많은 학생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를 바랍니다.”
박지윤 리포터 dddodo@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