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 D-40, 선거구 대신 국회에만 머무는 당 대표
국힘 리더십 사실상 ‘유고’ 위기
사퇴 압력 커지자 장 대표 “해당 행위 강력조치” 버티기
친한계·후보들 “차라리 미국 가시라” 존재감 인정 안 해
장 대표 “물러나는 게 선거에 도움 되는 지 고민” 사퇴 거부
6.3 지방선거가 딱 40일 남은 24일.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공개 일정은 없었다. 당에서 전날 내놓은 대표 일정표에는 ‘통상 업무’라고만 적혀 있었다. 장 대표는 뒤늦게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자청했다. 제1야당 대표가 선거 40일을 앞두고 선거구 대신 국회에만 머무는 건 ‘이례적인 장면’임이 분명하다. 친한계(한동훈) 배현진 의원은 “차라리 미국 가시라”고 했다. 국민의힘이 극심한 리더십 위기에 직면했다.
24일 국민의힘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방선거를 40일 앞두고 장 대표 리더십이 사실상 ‘유고’ 상황에 직면했다. 장 대표가 자초한 방미 논란에 이어 당 지지율 15%(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20~22일, 무선전화면접,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3.1%p, 이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란 여론조사 결과가 공개되자, 당내에선 “더 이상 장동혁 리더십을 인정할 수 없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친한계 인사들과 후보들이 앞장섰다. 박상수 전 대변인은 24일 SNS에 “해당 행위 후보자 교체 발언, 창당 후 역대 최저 지지율 15% 쇼크, 미국서 만난 건 차관보 아닌 93년생 차관 비서실장. 어제 하루 장동혁이 저지른 일”이라며 “하루 한 번 외친다. 장동혁 사퇴”라고 적었다.
대구시장 경선에서 컷오프된 주호영 의원은 장 대표를 겨냥해 “제발 나아가고 물러날 때를 알기 바란다”고 말했다. 상당수 지방선거 후보들도 “장 대표 없이 선거를 치르겠다”는 입장이다.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는 지난 18일 MBN 뉴스와이드에서 “(장 대표의 방미가 연장된 데 대해) 어차피 여기 있어도 할 역할이 크지 않다” “결과적으로 후보들에게 짐이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장 대표는 발끈했다. 장 대표는 23일 “지금부터 발생하는 해당 행위에 대해서는 강력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자신을 겨냥한 비판에 반격을 가한 것으로 읽힌다.
당내에서 ‘장동혁 기피 현상’이 커지면서 장 대표의 일정도 자연스럽게 줄어드는 모습이다. 반기는 곳이 없으니 갈 곳을 찾기 힘든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선거를 고작 40일 앞둔 24일에도 지역을 찾는 일정이 잡히지 않자, 당내에서는 “장 대표가 자초한 결과”라는 지적이다.
반면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이날 인천에서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다. 정 대표는 이날 새벽 인천 지하철 귤현 차량기지와 LNG 생산기지를 잇따라 찾아 민심과 소통했다. 이날 오전 9시에는 인천에서 현장 최고위원회를 열어 인천에 출마한 후보들을 간접 지원했다. 이날 오후에는 서울로 이동해 사회적 협동조합 판매현장에서 일일 체험에 나선다.
여야 대표의 상반된 일정은 오늘 하루만의 문제가 아니다. 장 대표는 이달 들어 방미를 제외하고 지방선거를 대비한 지역 일정이 3차례에 그쳤다. 정 대표가 거의 매일 지역을 찾아다니며 선거를 주도한 것과 대조적인 장면이다.
장 대표 리더십이 사실상 ‘유고’ 상태에 내몰렸지만, 당내에서는 마땅한 수습책을 찾지 못하는 모습이다. 장 대표는 24일 “지방선거를 40일 앞둔 시점에서 당 대표가 물러나는 것이 당 대표로서 책임을 진정 다하는 것인지, 지방선거 승리에 도움이 되는 것인지 여러 고민을 하겠다”며 자진사퇴 요구를 사실상 거절했다.
장 대표가 사퇴를 거부하면 리더십 교체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최고위원회는 선출직 최고위원 5명 중 4명이 사퇴해야 해산되는데, 김민수·김재원 최고위원 등은 장 대표에게 우호적이기 때문에 해산 조건을 맞추기 어렵다.
이 때문에 당내에선 “지방선거 뒤에라도 리더십을 교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모 중진의원은 “장동혁으론 안 된다”며 자신이 새 대표로 혁신을 주도하는 시나리오를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방선거에서 낙선한 일부 후보도 ‘혁신 대표’를 앞세워 당권에 도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장 대표도 당권에 재도전해 2028년 총선 공천권을 노릴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