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기자단 만찬장서 총성…트럼프 긴급 대피

2026-04-26 16:57:45 게재

산탄총·권총·흉기 소지 31세 남성 체포.비밀경호국 요원 1명 방탄조끼 맞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참석한 백악관 출입기자단 만찬 행사장에서 총격이 발생해 트럼프 대통령과 멜라니아 여사, JD 밴스 부통령 등이 긴급 대피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치지 않았고, 용의자는 현장에서 체포됐다.

USA-TRUMP/DINNER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기자단협회 연례 만찬 도중, 한 남성이 행사장 밖에서 경호 인력을 향해 산탄총을 발사한 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긴급히 대피하고 있다. 이 사진은 영상 화면을 캡처한 이미지. 로이터=연합뉴스

파이낸셜타임스(FT)와 블룸버그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사건은 25일(현지시간) 오후 8시 30분께 미국 워싱턴DC 워싱턴 힐튼 호텔에서 열린 백악관 출입기자협회 만찬 행사 도중 발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만찬장 주빈석에 앉아 있었고, 행사가 시작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여러 차례 총성이 들렸다.

총성이 울리자 비밀경호국 요원들이 만찬장으로 뛰어들었고 참석자들은 바닥에 엎드리거나 테이블 아래로 몸을 숨겼다. 트럼프 대통령과 멜라니아 여사, JD 밴스 부통령은 곧바로 행사장 밖으로 대피했다. 블룸버그는 총격이 만찬장이 열린 연회장 바로 바깥에서 발생했다고 전했다.

미 당국에 따르면 용의자는 캘리포니아주 토런스 출신의 31세 남성 콜 토머스 앨런으로 확인됐다. 그는 산탄총과 권총, 흉기 여러 자루를 소지하고 있었으며 호텔 투숙객으로 등록돼 있었다. 워싱턴DC 연방검사장 지닌 피로는 용의자가 폭력 범죄 과정에서 총기를 사용한 혐의와 위험한 무기로 연방 공무원을 공격한 혐의로 기소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비밀경호국 요원 1명은 총격을 받았지만 총탄이 방탄조끼에 맞아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용의자와 부상 요원은 병원으로 이송됐다. 워싱턴DC 시장 뮤리얼 바우저는 두 사람이 지역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용의자는 27일 법정에 출석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용의자를 캘리포니아 출신의 “매우 아픈 사람”이라고 부르며 “외로운 늑대”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당국은 범행 동기를 아직 밝히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서도 “비밀경호국과 법 집행기관이 신속하고 용감하게 대응했다”고 밝혔다. 그는 “나는 ‘행사를 계속하자’고 권고했지만 법 집행기관의 판단에 전적으로 따르겠다”며 만찬을 30일 안에 다시 열겠다고 말했다. 백악관 기자회견에서는 “우리 사회를 누구도 취소하게 두지 않겠다”고 했다.

블룸버그는 당시 만찬장의 식사가 막 시작된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목격자인 투자회사 아쿠아리언홀딩스의 루디 사하이 매니징파트너는 “우리는 몇 걸음 올라갔고 ‘멈춰, 멈춰, 멈춰’라는 소리와 함께 쾅 하는 소리, 이어 팝팝팝 하는 소리를 들었다”고 말했다. 만찬 참석자이자 보트에볼루션의 존 램버트 대표는 한 남성이 보안을 지나 연회장으로 내려가는 계단 쪽으로 뛰어가는 것을 봤고, 경호 인력들이 곧바로 뒤쫓았다고 전했다.

백악관 출입기자단 만찬은 언론 자유를 기념하는 성격의 연례 행사로, 수익금 일부는 언론학도 장학금으로 쓰인다. 역대 미국 대통령들이 참석해온 전통이 있지만, 언론과 갈등을 빚어온 트럼프 대통령이 대통령 자격으로 이 행사에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사건이 발생한 워싱턴 힐튼 호텔은 1981년 로널드 레이건 당시 미국 대통령이 존 힝클리 주니어에게 피격된 장소이기도 하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2024년 대선 유세 당시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총격을 받아 총알이 귀를 스친 바 있다. 이후 플로리다주 골프장에서도 암살 시도 사건이 있었다.

양현승 기자 hsyang@naeil.com
양현승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