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운동부 폭력·성폭력 은폐 지도자, 즉시 퇴출

2026-04-27 13:00:11 게재

‘원스트라이크 아웃’ 도입

방조·묵인도 중징계 처분

학교 운동부에서 폭력이나 성폭력을 은폐하거나 축소한 지도자는 즉시 퇴출된다. ‘원스트라이크 아웃’ 제도가 도입되면서 징계 기준이 대폭 강화됐다. 반복돼 온 은폐 관행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교육부는 학교 운동부 지도자 징계 양정기준을 개정해 올해 1학기부터 전국 초·중·고교에 적용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개정은 폭력 행위뿐 아니라 사건을 숨기는 행위까지 책임을 묻도록 기준을 확대한 데 특징이 있다.

개정안의 핵심은 은폐·조작에 대한 ‘즉시 해고’ 원칙이다. 지도자가 폭력 또는 성폭력 사실을 숨기거나 왜곡한 사실이 확인되면 단 한 번의 위반으로도 퇴출된다. 그동안 운동부 현장에서는 감독·코치가 선수 선발과 출전, 생활 전반을 통제하는 구조 속에서 사건을 내부에서 덮는 관행이 반복돼 왔다.

실제 사례도 이어졌다. 지난해 경북 한 중학교 씨름부에서는 지도자가 학생을 삽으로 때려 다치게 했지만 약 두 달간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다. 지도자와 주변에서 사건을 축소·은폐한 정황이 드러나며 제도 개선 요구가 커졌다.

고교 야구부와 축구부 등에서도 체벌과 가혹행위가 반복적으로 적발됐지만 일부는 학교 내부 징계나 전학 조치로 처리되며 외부 공개가 지연된 사례가 확인됐다. 지도자가 폭력을 직접 행사하지 않더라도 묵인하거나 방조한 경우가 적지 않았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징계 기준은 전반적으로 상향됐다. 학생 선수에게 언어적·정서적 폭력을 행사한 경우 경미하더라도 감봉 이상 처분을 받는다. ‘가벼운 폭력’으로 여겨지던 영역까지 제재 대상에 포함되면서 초기 단계 폭력도 징계 범위에 들어왔다.

신체폭력은 정직 이상에서 해고까지 가능하도록 기준이 강화됐다. 최소 정직 이상으로 설정되면서 사실상 직무 배제 수준의 처벌이 기본값으로 자리 잡게 됐다. 이는 지도자의 재량 판단 여지를 줄이고 학교별 징계 편차를 줄이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성희롱 징계 수위도 높아졌다. 기존에는 경미한 경우 정직에 그쳤지만 개정 기준에서는 해고까지 가능하도록 범위가 확대됐다. 성폭력은 종전과 같이 비위 정도와 관계없이 해고가 원칙이다.

폭력을 직접 행사하지 않더라도 방조하거나 묵인한 경우에도 중징계가 적용된다. 폭력 방조·묵인은 감봉 이상, 성폭력 방조·묵인은 정직 이상의 처분이 권고된다. 사건을 숨기는 행위 자체를 중대 위반으로 본 것이다.

이번 개정은 ‘가해 행위 처벌’에서 ‘은폐 책임 처벌’로 정책 무게중심이 이동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단순 사후 처벌을 넘어 은폐 구조 자체를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교육부는 2021년 도입된 기존 기준을 약 4년 만에 전면 개편했다. 스포츠 분야에서 인권 보호 요구가 커진 데 따른 조치다. 다만 징계 양정기준은 법적 강제력이 없는 가이드라인으로 실제 징계는 학교운영위원회가 결정하는 구조다.

교육부는 현장 적용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다. 교육부 관계자는 “징계 양정기준을 개선한 것은 운동부 지도자의 폭력 사안이 엄정하고 일관되게 처리되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며 “양정기준은 일정 수준 이상의 징계를 해달라는 일종의 가이드라인으로 학교가 무시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국 17개 교육청과도 양정기준에 따라 처벌해야 한다는 공감대를 이뤘다”고 덧붙였다.

다만 실효성은 집행 단계에 달려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은폐를 시도할수록 더 큰 불이익을 받는 구조가 현장에 자리 잡을 수 있을지가 제도의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로 꼽힌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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