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세무조사 선정 업무 ‘부실’

2026-04-27 13:00:13 게재

성실도 평가 오류로 120개 법인 부당 세무조사

‘관리 미흡·과세자료 미활용’ 수백억 세수 누락

국세청이 법인사업자 성실도 평가를 잘못해 120개 법인이 부당하게 세무조사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지방국세청의 업무소홀로 개인사업자 64명이 세무조사 대상으로 잘못 선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27일 이같은 내용이 담긴 ‘국세청 정기감사’ 결과를 공개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국세청은 2022~2023사업연도 법인성실도를 평가하면서 특정 유형에 속하는 수천여개 법인의 일부 평가항목에 대해 기본 점수를 누락, 다른 법인에 비해 해당 법인의 성실도가 낮은 것으로 잘못 평가했다. 이처럼 잘못된 자료가 지방국세청에 제공되면서 2024년과 2025년 총 120개 법인이 불성실 신고 혐의로 세무조사 대상에 선정되는 부당한 결과를 초래했다.

국세청은 매년 법인사업자 중 정기 세무조사 대상을 △순환조사 △장기미조사 △성실도 평가 유형으로 구분해 선정하는데 세금신고내용 등 항목별 점수에 따라 결정되는 성실도 평가가 낮은 법인은 우선 대상으로 선정된다.

개인 사업자 정기 세무조사 선정 과정에서도 문제점이 드러났다. 감사원 감사 결과 지방국세청이 선정지침을 위반하거나 담당자의 업무 소홀로 2020~2022사업연도에 대한 세무조사 대상 64명을 부당 선정한 것으로 파악됐다. 중부·부산·광주청은 업무 착오 또는 선정 지침과 다른 임의 기준 적용 등으로 59명을 세무조사 대상으로 잘못 선정했다. 반면 광주·대전·중부청에서는 동명이인 여부와 조사 이력 등을 제대로 검토하지 않아 조사대상에 포함해야 할 5명을 누락시켰다.

국세청이 세금신고내용 등 성실도를 평가하면서 신고 성실도와 무관하거나 불성실로 단정하기 어려운 항목을 포함해 납세자에게 불이익을 초래한 사례도 적발됐다. 이같은 이유로 2020~2022사업연도 성실도 평가에서 불이익을 받은 법인은 총 1615개에 달했다.

상속·증여세를 회피하기 위해 빌린 돈인 것처럼 꾸미는 ‘위장 부채’ 관리에서도 허점이 드러났다. 부채발생일로부터 15년이 지나면 위장부채로 확인돼도 과세할 수 없게 되지만 국세청은 최근 4년간 부과제척기간이 임박한 1억원 이상 부채 1252건 중 312건(25%)을 한번도 점검하지 않았다.

또 국세청이 부채 사후관리과정에서 채권자의 이자 소득 신고 여부 등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아 소득세와 증여세 55억원이 누락되고, 채권자가 사망했음에도 상속세 반영 여부를 전수 점검하지 않아 상속세 17억원이 과세 누락된 사실도 확인됐다.

이밖에 국세청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의료법 위반자 명단을 제출받고도 과제자료로 활용하지 않아 부과제척기간이 지난 267억원을 포함해 최대 613억원의 세수를 일실하거나 일실 우려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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