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특공제가 소환한 금투세…‘코스피 6000’ 시대 재도입론 부상

2026-04-27 13:00:26 게재

이 대통령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시민사회 “금투세도 도입해야”

이재명 대통령이 부동산 양도소득세의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 제도 개선 필요성을 언급한 이후 시민사회에서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도입 논의를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부동산 세제 개편의 핵심 근거인 ‘조세 형평성’ 원칙이 자본시장에도 동일하게 적용돼야 한다는 논리에서다.

이 대통령은 지난 24일 SNS에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 열심히 일해 번 돈에도 근로소득세 내는데, 주택양도소득에 양도세 내는 건 당연하다”고 썼다. 지난 18일에도 “성실한 1년간 노동의 댓가인 근로소득이 10억 넘으면 거의 절반을 세금으로 내는데, 부동산 투기불로소득은 수십, 수백억이라도 오래 보유했다는 이유만으로(거주와 무관하게) 세금을 대폭 깎아준다는 건 정의와 상식에 어긋난다”고 글을 올렸다. 자산 소득에 대한 과도한 감면이 노동 소득과의 형평성을 해친다는 인식을 드러낸 것이다.

이와 관련해 시민단체들은 부동산뿐만 아니라 금융자산 소득에 대해서도 같은 잣대를 대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부동산 양도소득의 공제 혜택은 비판하면서 연간 수천만원의 수익이 발생하는 금융투자소득에 사실상 비과세 구조를 유지하는 것은 조세 정의 일관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금투세는 2020년 여야 합의를 통해 당초 2023년 시행 예정이었으나 ‘준비 미흡’과 ‘시장 위축’이라는 명분 아래 미뤄지다 결국 폐지 수순을 밟았다. 당시 논의됐던 금투세는 주식·채권·펀드 등 금융투자로 발생한 손익을 합산해 국내 상장 주식 등은 연 5000만원, 그 외 금융투자소득은 250만원까지 공제되도록 했으며 5년간의 손실 이월 공제도 포함돼 있었다. 세율은 지방소득세를 포함해 3억원 이하 22%, 3억원 초과분 27.5%였다. 시행 유예를 통해 2025년 도입될 예정이었던 금투세는 2024년 12월 소득세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최종 폐지됐다.

참여연대는 23일 논평에서 “배당소득 분리과세 도입, 제한적인 양도차익 과세 구조가 유지되면서 자산소득에 대한 과세는 일부 고액 투자자 중심으로 축소됐고, 대부분의 금융투자소득은 과세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면서 “이로 인해 근로소득·사업소득과의 과세 형평성이 훼손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이 부동산 과세에는 문제제기하면서 금융소득 과세에는 침묵하는 것은 ‘선택적 조세정의’이라고 비판했다.

당 대표 시절 여론에 밀려 금투세 폐지 법안에 동의하긴 했지만 이 대통령 역시 주식양도세 필요성에 대해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일 열린 국민경제자문회의 전체회의에서 이 대통령은 “(주식) 거래세는 손해를 보든 이익을 보든 다 내는 것이라 사실은 문제”라며 “언젠가는 거래세와 양도세를 같은 수준에서 바꿀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나라살림연구소는 지난 14일 낸 보고서에서 “우리나라 금융 세제는 경제적 실질이 같아도 과세 여부와 방식이 제각각인 복잡한 과세체계가 투자 결정을 왜곡하며, 손실에도 세금을 부과하는 등 구조적 불합리함을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이를 해소하기 위해 도입된 것이 바로 금융투자소득세였으나, 시행을 목전에 두고 폐지되면서 후진적 금융 세제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투세 폐지의 주요 명분이었던 ‘자본시장 미성숙’ 논리도 최근 증시 상황과 맞물려 힘을 잃고 있다. 지정학적 변수에도 불구하고 최근 코스피 지수가 6000선에 안착하면서 자본시장의 기초 체력이 과거에 비해 월등히 좋아졌기 때문이다.

경실련은 22일 논평에서 “3차에 걸친 상법개정을 통해 자본시장 선진화의 기반을 마련했고, 코스피 6000의 체급도 갖췄다”면서 “금투세 역시 자본시장 선진화 후에나 도입될 것이 아닌 선진화를 위해서 도입돼야 할 제도”라고 강조했다.

시민사회 요구와 달리 정치권에서는 아직 가시적인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 금투세 폐지 이후 이를 복원하기 위한 법안은 국회에 제출돼 있지 않다. 오히려 금융투자소득세 폐지에 맞춰 가상자산에 대한 소득세도 폐지해야 한다는 법안이 올라 있는 상태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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