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프리미엄’ 대구 총출동…“더 겸손해야”

2026-04-27 13:00:32 게재

김부겸 개소식 대거 참석

“말 한마디에 바람 바뀌어”

더불어민주당이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구·부산·울산·경남 등 영남권에서 ‘여당 총동원’ 방식의 공세적 선거운동을 본격화하고 있다. 정부여당에 대한 긍정적 평가 분위기에 ‘여당의 프리미엄’으로 보수유권자의 실용주의를 자극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일각에선 현재의 여론추이를 겸손하게 판단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여권의 세 과시성 지원활동이 보수층의 심리를 자극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부겸 지원하는 민주당 지도부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김부겸 대구시장 후보 사무실 개소식에 참석해 한정애 정책위의장, 조승래 사무총장과 함께 김 후보를 격려하고 있다. 사진 김부겸 후보 캠프 제공

26일 대구 달서구에 열린 김부겸 민주당 대구시장 후보 사무실 개소식에 정청래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와 범여권 전·현직 국회의원 62명이 대거 몰려와 김 후보에게 힘을 실었다. 문재인 전 대통령도 영상 축사를 통해 “대구가 힘을 모아주면 김부겸은 더 큰 인물이 된다. 김부겸을 키워달라”고 당부했다.

때마침 국민의힘에선 경제부총리 출신의 추경호(3선) 의원이 이날 대구시장 후보로 최종 확정되며 여야 대진표가 완성된 터여서 더욱 시선이 쏠렸다. 추 의원은 시장후보 수락연설에서 “대구는 대한민국을 지키는 마지막 균형추”라며 “이번 선거에서 보수의 기반을 반드시 지켜내겠다”고 밝혔다. ‘야당 견제론’으로 보수 민심을 자극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김부겸 민주당 후보는 ‘여당 후보 전략’을 전면에 내걸었다. 그는 개소식 전날 페이스북에 2014년 대구시장 선거 당시를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 치렀다”고 회고하며, 지금과는 “180도 반대”라고 강조했다. 그는 “간단하다. 여당이 필요하기 때문”이라며 “대구는 지금 마중물을 부어줄 여당의 힘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26일 개소식에서는 “김부겸을 회초리 삼아달라. 국민의힘이 정신 차리게 만들어달라”면서 “이번에야말로 대구가 국민의힘을 혼내야 나라가 산다. 그래야 대한민국 정치도 바로 서고 무엇보다 대구가 산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이어 “임기가 4년 남은 이 대통령과 호흡을 맞춰 대구를 살맛 나는 곳으로 만들고 말겠다”며 집권 여당 후보임을 전면에 내세웠다. 정청래 대표는 축사를 통해 “로봇수도·인공지능 전환·TK 신공항에 당의 이름으로 전폭 지원하겠다”고 거들었다. 문재인 전 대통령도 영상 축사를 통해 “대구가 힘을 모아주면 김부겸은 더 큰 인물이 된다. 김부겸이 대구에 더 큰 도움이 되도록 키워달라”고 당부했다.

집권 여당 프리미엄과 인물론을 앞세워 보수 유권자층을 공략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민주당은 김부겸 후보를 비롯해 부산 전재수, 경남 김경수 등 광역단체장 후보들의 선전을 기대하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영남권 광역단체장 후보가 확정된 후 기초단체장·지방의회 후보들까지 정치적 상승 효과를 보고 있다”면서 반겼다.

물론 보수층의 결집을 자극하는 선거지원 방식에 대한 우려도 있다.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25일 페이스북에 “더욱 절박하고 더욱 겸손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선거는 누가 더 절박한가의 싸움”이라며 “분위기가 좋으니 누구를 내세워도 된다는 생각은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그는 “부산이 고향인 제가 볼 때, 수도권과 달리 영남권은 말 한마디로 바람이 바뀌는 곳”이라며 “2004년 총선부터 최근까지 모두 그랬다”고 말했다. 또 “재보선 지역은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민주당이) 중도에 임기를 포기한 곳”이라며 “그렇다면 지역 유권자에게 겸손하게 다가서는 게 우선”이라고 지적했다.

여권의 압도적 우위 전망에 재보선 출마를 놓고 벌어지는 여권내 신경전 등이 영남을 비롯한 전통적 보수 유권자층에서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우려가 배경에 깔려 있다. 여기에 대구·부산 등 영남권 광역단체장 후보에 대한 관심도를 뒷받침할 민주당 내부의 조직력이 받쳐주는가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정청래 대표도 김부겸 후보 개소식에서 보수 민심이 강한 지역 특성을 고려한 듯, “대구·경북 선거는 김부겸의 얼굴로 치르겠다. 중앙당에서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겠다”며 “김부겸이 당 대표한테 오라고 하면 오고, 오지 말라면 오지 않고 김부겸이 원하는 대로 안성맞춤 지원·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

이명환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