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아끼고 경제 살린다…‘친환경 소비·관광 붐업’ 총력전

2026-04-28 13:00:02 게재

중동전쟁발 고유가·소비 위축 조짐에 선제 대응

탄소중립포인트 2배·숙박쿠폰 30만장 추가 투입

농축수산물 50% 할인·연가보상비 5월 조기지급

정부가 중동전쟁 장기화에 따른 고유가 위기와 위축된 소비 심리를 정면 돌파하기 위해 ‘친환경 녹색 소비·관광 붐업(Boom-up) 방안’을 내놨다. 에너지를 절약하는 ‘녹색 생활’을 경제 활성화의 동력으로 삼아, 취약계층의 생계 안정과 내수 진작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겠다는 포석이다.

정부는 28일 청와대 세종실에서 대통령 주재 제18차 국무회의를 열고 ‘친환경 녹색 소비·관광 붐업(Boom-up) 방안’을 확정했다. 이번 대책의 배경에는 최근 급격히 악화된 경제 지표가 자리 잡고 있다.

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27일 청주 오송 바이오밸리 이니스트에스티에서 현장을 시찰하며 관계자의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 재정경제부 제공

◆꺾인 소비심리 ‘녹색소비’로 돌파 =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우리 경제는 중동전쟁 여파로 인한 고유가와 에너지 절약 대응조치 등으로 인해 소비 회복세가 제약될 우려가 큰 상황이다. 특히 2025년 하반기부터 견조한 흐름을 보였던 소비자심리지수(CCSI)가 지난 3월 하락 반전한 데 이어, 4월에는 99.2를 기록하며 장기 평균인 100 아래로 떨어졌다. 불과 석 달 만에 지수가 11.6포인트(p) 급락하며 소비위축이 가시화된 것이다.

정부는 ‘에너지는 절약하면서 경제는 살리는’ 선제적 대응 카드를 꺼내 들었다. 중동전쟁 장기화에 따른 에너지 가격 불안과 좀처럼 꺾이지 않는 장바구니 물가라는 악재 속에서, ‘친환경’이라는 가치와 ‘내수부양’이라는 실리를 결합한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단순히 예산을 투입해 소비를 독려하는 과거방식에서 벗어나, 시민들의 자발적인 에너지 절약과 탄소 중립 실천을 경제활력의 마중물로 삼겠다는 취지다.

◆탄소중립포인트 2배 적립 = 이번 방안의 핵심은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인센티브 제공이다. 우선 5월 6일부터 17일까지 다회용 컵을 이용하거나 고품질 재활용품을 배출할 경우 적립되는 탄소중립포인트를 기존보다 2배 상향한다. 다회용 컵 이용 시 포인트는 300원에서 600원으로, 재활용품 배출은 kg당 300원에서 600원으로 각각 오른다.

재활용품 배출 보상 역시 kg당 600원으로 현실화했다. 정부는 이를 통해 버려지는 자원을 줄이는 동시에 가계의 실질적인 소득 보전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지역 경제와의 연계도 강화한다. 에너지 저소비 제품을 판매하는 매장에서 물건을 구입할 경우, 해당 지역의 지역사랑상품권 추가 할인 혜택을 최대 5%p까지 제공한다. 에너지 효율이 높은 가전이나 제품을 살 때 지자체 상품권 혜택을 추가로 얹어주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지방정부가 추진하는 시책 사업을 심사해 선정된 사업에 대해 국비 70%를 지원할 계획이다. 추가 할인은 소비자가 매장을 이용한 후 캐시백 형태로 지급받게 된다. 중앙정부의 정책기조를 지역 골목상권까지 전파하겠다는 정책의지로 풀이된다.

전기차 전환 가속화와 대중교통 활성화 대책도 병행된다. 유연근무 확대와 ‘모두의 카드’ 환급 조건 완화 등을 통해 대중교통 이용률을 높이고, 공공과 민간 부문의 전기차 전환 확대 방안을 오는 6월까지 마련하기로 했다.

◆여행으로 내수 불지피기 = 위축된 내수를 살리는 가장 빠른 길은 관광이다. 정부는 다가올 여름 휴가철(6~7월)을 겨냥해 숙박쿠폰 30만장을 비수도권, 특히 인구감소지역에 집중 투입한다. 수도권 쏠림 현상을 완화하고 지역 소멸 위기에 대응하는 다목적 카드다.

특히 ‘반값여행’ 환급 대상에 지역 내 대중교통 이용 금액을 추가한 것은 정책의 정밀도를 높인 부분이다. 기존에는 숙박과 식사 위주였으나, 이제는 기차나 버스 이용료까지 지원 대상에 넣어 여행객의 이동 편의와 경제적 부담 경감을 동시에 꾀했다.

외국인 관광객 유치 전략도 구체적이다. ‘코리아 듀티프리 페스타’를 통해 쇼핑 수요를 자극하는 한편, 인천공항과 지방 거점 공항(김해·제주)을 잇는 환승 내륙 노선을 신설·확대한다. 이는 방한 관광객들이 서울에만 머물지 않고 지역 거점 도시로 유입되도록 동선을 설계한 전략적 포석이다.

◆농축수산물 최대 50% 할인 = 고물가에 시달리는 서민들을 위한 장바구니 물가 대책도 포함됐다. 5월과 6월 두 달간 22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계란, 당근, 양배추 등 주요 농축산물과 김, 대중성 어종 6종 등 수산물을 최대 50% 할인 판매한다. 이번 할인은 농협하나로마트, 이마트,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뿐만 아니라 온라인 업체와 선정된 중소형 마트에서도 적용된다.

정부는 할인 지원과 더불어 불공정행위에 대한 집중 점검도 시행한다. 중동 상황이 호전되더라도 비정상적으로 높은 가격이 유지되지 않도록 시장 감시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공공 부문의 소비 여력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공무원 연가보상비 지급 방식도 바꾼다. 통상 7월 중 지급되던 5일치의 상반기 연가보상비를 4월 30일 기준으로 산정해 5월 중에 조기 지급하기로 했다. 또한 긴급복지 생계지원 건수를 1만6000건 확대하고, 고유가 피해지원금을 4월 27일과 5월 18일 두 차례에 걸쳐 신속히 집행해 취약계층의 생계 안정을 돕는다.

정부는 이번 대책의 성패가 ‘속도’에 있다고 보고, 추경 예산의 신속한 집행과 지방정부와의 유기적 협조 체제 구축에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중동전쟁 등 대외 불확실성이 큰 상황인 만큼 소비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것”이라며 “이번 붐업 방안이 현장에서 실질적인 소비 진작 효과로 나타날 수 있도록 필요시 추가 보완 대책도 즉각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성홍식 기자 king@naeil.com

성홍식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