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만찬 총격범 최고 종신형 가능
‘대통령 암살미수’ 기소
건국 250주년 행사 앞두고
보안 체계 전면 재점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겨냥한 백악관 출입기자협회 만찬장 인근 총격 사건의 피의자가 ‘대통령 암살미수’ 혐의로 기소됐다.
AP통신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워싱턴DC 연방법원은 27일(현지시간) 용의자 콜 토머스 앨런(31)을 대통령 암살미수, 총기 불법 운반, 폭력 범죄 중 총기 사용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 검찰은 유죄가 인정될 경우 최고 종신형까지 선고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날 파란 수감복 차림으로 법정에 출석한 앨런은 별도의 입장을 밝히지 않았으며 자신의 신원과 나이, 컴퓨터공학 석사 학위 보유 사실만 진술했다. 법원은 우선 구금을 유지하기로 하고 오는 30일 계속 구금 여부를 판단하는 심리를 열기로 했다.
검찰은 앨런이 펌프액션 산탄총과 권총, 흉기 3자루를 소지한 채 워싱턴DC로 이동했으며 이는 정치적 암살을 실행하려는 준비 행위였다고 주장했다. 사건 직전 가족에게 보낸 선언문에는 자신을 ‘친절한 연방 암살자’라고 표현한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은 지난 25일 밤 워싱턴 힐튼 호텔에서 열린 백악관 출입기자협회 만찬 행사장 외곽 보안검색 구역에서 발생했다. 당시 행사장 내부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부부와 JD 밴스 부통령,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등 행정부 핵심 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있었다. 사건 당일 앨런은 보안검색대를 향해 돌진한 뒤 총기를 발사했고 보안 요원 1명이 피격됐지만 방탄조끼 덕분에 중상을 피했다. 현장 요원들은 즉시 피의자를 제압했고 트럼프 대통령과 주요 참석자들은 긴급 대피해 추가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사건 직후 법무장관 대행, 연방수사국(FBI) 국장, 워싱턴DC 연방검사장은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철저하고 신속한 수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블랜치 법무장관 대행은 당시 대응 실패 논란에 대해 “법집행은 실패하지 않았다. 요원들은 훈련받은 대로 행동했다”고 옹호했다. 수사당국은 향후 추가 혐의 적용 가능성도 열어둔 상태다.
백악관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예정된 국가 행사 전반의 보안 강화에 나섰다. 수지 와일스 비서실장은 이번 주 비밀경호국, 국토안보부, 행사 실무진이 참석하는 긴급 회의를 소집했다.
미국은 올해 건국 250주년을 맞아 대형 행사를 잇달아 준비 중이다. 6월 14일 국기의 날에는 백악관에서 UFC 이벤트가 예정돼 있으며, 6월 말부터는 워싱턴 내셔널몰에서 ‘위대한 미국 주 박람회’가 열린다. 가을에는 전국 고교생 스포츠 대회 ‘패트리엇 게임즈’도 계획돼 있다.
특히 이번 사건으로 대통령과 부통령이 외부 행사에 동시에 참석하는 것이 적절한지를 둘러싼 논란도 커지고 있다. 대통령 유고 시 권한 승계자인 부통령까지 한 장소에 함께 있을 경우 국가안보 리스크가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