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사위 넘고도 멈춘 법안 146건…본회의 병목 심화
지난해 올라온 법안 26건 … 입법독주 이유로 야당 반대
부동산 공급 정책 등 이재명정부 국정과제 법안도 발목
28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국회 본회의에 부의돼 있는 안건은 모두 146건이다. 이 중 지난해에 본회의로 올라온 게 26건에 달한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 심판 선고기일을 빨리 지정하도록 촉구하는 결의안(2025년 3월 26일 본회의 부의)이나, 대통령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 임명을 미룰 경우 기존 헌법재판관이 임기 이후에도 업무를 지속할 수 있도록 하는 헌법재판소법 개정안(2025년 4월 9일)의 취지는 윤 전 대통령 탄핵과 이재명 대통령 당선으로 해소됐다고 할 수 있다.
‘한미 통상 협상에 따른 국내 농축산업 피해 방지 및 식량안보 확보 촉구에 관한 결의안’(2025년 7월 29일) 역시 한미 투자협정에서 ‘농축산업’ 개방 수준이 최소화돼 사실상 ‘압박 목표’는 달성됐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상당수의 법안은 위원장이 민주당 소속이고 과반 의석을 차지하는 상임위에서 여당 주도로 단독 통과시킨 법안이다.
더불어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국민의힘이 반대하는 법안은 본회의에 올리려고 하지 않는다”면서 “여야 합의로 국회 상정 법안을 정해야 하는데 민주당 주도로 하면 민생법안이 모두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에 걸릴 수밖에 없다”고 했다.
결국 민주당 주도의 ‘독주’ 법안들이 본회의에 상정되지 못한 채 남겨져 있는 셈이다.
추미애 전 위원장 등 강성 의원들이 주도한 법제사법위나 최민희 위원장과 김 현 간사 등이 주도한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에서 통과된 법안들이 주로 국민의힘이 막고 있는 것들이다.
허위사실 공표 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하려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이나 ‘피고인’ 대통령의 형사재판 정지를 담은 형사소송법 개정안은 지난해 5월에 국회에 올라왔지만, 이재명 대통령까지 ‘입법 반대’ 의견을 내놓으면서 본회의를 거치기 어려운 상황이다. 대법원장, 대법관, 검찰총장, 판사, 검사의 경우 ‘직무’와 관련이 없더라도 본인이 범한 ‘모든 범죄’에 대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수사할 수 있도록 수사 범위를 확대하는 내용의 공수처법 개정안도 계류돼 있다.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 심의규정의 제정 목적 중 ‘공정성’을 ‘공적 책임’으로 변경한 방송법 개정안이나,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의 설치 목적 중 방송 내용의 ‘공정성의 보장’을 방송 내용의 ‘공적 책임의 보장’으로 바꾼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법 개정안도 본회의 계류 상태에 놓여 있다.
이 같은 법안이 발목을 잡고 있으면서 이재명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 법안과 민생법안들이 대거 상임위까지 심의를 마친 법안들도 실행되지 못한 채 남겨져 있다.
예외적으로 국토교통부 장관에게도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권을 부여하는 부동산거래 신고법 개정안과 정비사업을 통한 주택 공급을 활성화하기 위한 도시정비법 개정안도 계류돼 있다.
국회의장실 핵심 관계자는 “의장 입장에서는 여야가 합의하지 않은 법안들을 상정하려면 여당 단독으로 본회의를 열어야 하는데 그건 매우 부담스럽다”면서 “국민의힘에서 단독 상정하면 필리버스터를 하겠다고 나선 상황이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현안이 아닌 한 여야가 원활하게 푸는 방법 외에 병목 현상을 해소하기 어렵다”고 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