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는 전면에, 부담은 뒤로…여, 대통령 측근 ‘선별 차출’
하정우 등 청와대 참모 영입해 재보선 전면에
사법리스크 논란 김 용은 제외 … “백의종군”
성남·경기·당대표 시절 측근 인사 희비 갈려
더불어민주당이 하정우·전은수 등 청와대 참모를 영입해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 내세우기로 했다. 사법리스크 논란이 불거졌던 김 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공천에서 배제했다. 6.3 지방선거·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 ‘이재명 브랜드’를 담되, 정치적 부담이 되는 측근인사는 걸러내는 선별적 차출 전략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은 29일 오전 국회에서 하정우 전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과 전은수 전 대변인 영입식을 진행했다. 하 전 수석은 부산 북구갑 보궐선거에, 전은수 전 대변인은 강훈식 비서실장의 옛 지역구인 충남 아산을 보궐선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또 내각에서 최근 물러난 김성범 해양수산부 전 차관은 제주 서귀포에 전략 공천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청와대와 내각 구성원의 선거 차출은 ‘정권교체’ 효과를 확실하게 알리고 이재명정부 1기 성과로 선거를 치른다는 민주당의 선거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28일 하정우 전 수석 등의 사직안을 재가하며 “어려운 결정을 존중한다. 어디에서 어떤 일을 하든 국가와 국민을 위해 역할을 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하 전 수석은 이 대통령의 AI 책사였으며, 전은수 전 대변인은 이 대통령이 당 대표 시절 인재로 영입했고 청와대까지 동행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27일 안성에서 열린 최고위에서 “26일 하 수석을 만나 ‘대한민국 AI 3대 강국 설계자 아니냐, 이제 설계한 것을 국회에 와서 입법으로 완성하고 마무리해야 된다’고 말했다”고 전하고 “전재수 의원 지역구를 계승·발전시킬 AI 안성맞춤형 국회의원”이라며 출마를 직접 설득했다고 밝혔다.
반면 같은 ‘친이재명’ 인사라도 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는 김 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지역구 공천에서 배제됐다. 60여 명의 국회의원들이 김 전 부원장의 공천을 공개 요구했지만 결과에 반영되지 않았다. 조승래 사무총장은 이와 관련 “일선에서 뛰는 후보자들의 의견을 많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김현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28일 지난 부울경(부산·울산·경남) 총선 결과를 들면서 “보수 결집의 빌미를 제공한 후보들이 있지 않았나. 이번에도 재현되면 안 된다는 기조에서 김 전 부원장에 대한 공천을 안 하는 결정을 내린 맥락이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전 부원장은 28일 기자회견에서 “공관위의 전략적 판단을 존중하며 백의종군하겠다”면서 “이재명정부의 성공과 당의 승리를 위해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뜨겁게 뛰겠다”고 밝혔다.
정권교체와 이재명정부의 성과를 강조할 수 있는 인사는 전면에 내걸고, 재판 등 정치적 부담이 있는 경우 대통령 측근이라도 카드를 거두는 전략으로 읽힌다. 사법 이슈에서 벗어나 송영길 전 대표, 김남국 전 의원 등을 각각 인천 연수갑, 경기 안산갑에 전략공천한 것도 이 같은 구상과 맞물려 있다는 해석이다. 이 대통령의 경기도지사 시절 호흡을 맞춰온 강위원 전남경제부지사의 공천 심사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강 부지사는 전남광주특별시장 선거에 출마하는 민형배 의원의 지역구(광주 광산을) 재보궐 선거 공천을 희망하고 있다.
한편, 이 대통령 측근이나 1기 청와대 참모진의 공천 결과는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선에서 엇갈린 모습을 보였다. 지방선거 공천에선 상대적으로 약세였으나 국회의원 재보선 공천에선 두각을 나타냈다는 평가다.
청와대에서 제1부속실장과 대변인을 지낸 김남준 전 대변인은 이 대통령의 지역구이던 인천 계양을에 전략공천을 받아 출마한다. 이 대통령 성남시장 시절부터 함께 한 ‘7인회’ 일원으로 청와대 디지털소통비서관을 지낸 김남국 민주당 대변인도 경기 안산갑 출마를 확정했다.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낸 우상호 전 의원은 강원지사 후보로 일찌감치 단수공천을 받았다. 김병욱 전 정무비서관과 손화정 전 행정관은 경선을 거쳐 각각 성남시장과 인천 영종구청장 후보 자격을 얻었다. 그러나 상당수 참모진은 경선의 벽을 넘지 못했다. 울산시장 선거에 도전장을 낸 이선호 전 자치발전비서관, 경기 화성시장 선거에 나선 진석범 전 선임행정관은 경선을 통과하지 못했다. 김 광(인천 계양구청장) 서정완(경기 하남시장) 성준후(전북 임실군수) 최 선(서울 강북구청장) 행정관도 고배를 마셨다.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