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재예방 보조금, 부실 운영 무더기 적발

2026-04-29 13:00:08 게재

산재예방사업 실태 점검, 국무조정실·고용노동부 합동

매년 1조원 규모의 예산이 투입되는 산업재해예방사업이 현장에서 부실하게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가 보조금으로 지원된 안전장비가 방치되는가 하면 사업주와 판매업체가 결탁해 보조금을 가로채는 등 도덕적 해이 사례가 무더기로 적발됐다.

29일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부패예방추진단(단장 김영수 국무1차장)은 고용노동부와 합동으로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의 산업재해예방사업 추진실태를 점검한 결과를 발표했다.

정부는 그동안 50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의 사고 예방을 위해 충돌예방장치 등 스마트 안전장비 도입을 지원해왔지만 실질적인 활용도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점검 대상 사업장의 60%가 지원받은 안전기능을 사용하지 않거나 고장 난 채로 방치하고 있었던 것. 설비교체 지원사업에서도 문제점이 노출됐다. 지원을 받은 사업장의 77%가 신규 설비를 도입한 후에도 위험성이 높은 기존 노후 설비를 폐기하지 않고 계속 사용하거나 타 사업장에 매각하는 사례가 확인됐다. 또한 사업장 규모에 비해 과다한 수량의 설비가 지원된 경우도 있었다.

기술지도(컨설팅)의 배분 및 사후관리도 미흡했다. 건설 분야 기술지도는 사망사고 발생 위험이 높은 고위험 현장보다 도심지의 저위험 현장에 64%가 편중돼 있었다. 제조 분야의 경우 컨설팅을 통해 위험 요인이 지적됐음에도 개선하지 않은 사업장에 대해 실제 점검으로 이어진 비율은 5%에 불과했다.

보조금을 부당하게 수령하거나 가로챈 사례도 총 666건 적발됐다. 건설 현장에서 소규모 현장 지원 자격(공사금액 50억원 미만)을 얻기 위해 공사 금액을 고의로 축소하거나 하나의 현장을 2개로 분할해 산재보험에 가입하는 등의 수법으로 지원을 받은 사례가 571건으로 가장 많았다.

안전장비 판매업체와 사업주가 공모해 투자 금액 증빙 자료를 부풀린 뒤 정부 보조금을 더 받아내고 사업주가 부담해야 할 자부담금을 돌려받는 ‘페이백’ 방식의 부정수급이 81건 적발됐다. 이밖에도 동일한 설비에 대해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의 보조금과 타 공공기관의 융자금을 중복으로 수령해 실제 투자비를 초과해 지원받은 사례도 14건 확인됐다.

국무조정실 관계자는 “후속조치 및 제도개선과제를 적극 이행해 위법·부적정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고, 산업재해예방사업이 소규모 사업장의 유해·위험요인을 해소하고 근로자의 안전과 생명을 보호하는 데 기여하도록 더욱 효율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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