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생 처음 가보는 곳에 출마? 약점 안고 뛰는 후보들

2026-04-29 13:00:24 게재

재보선 특성상 ‘급조된 후보’ 많다보니 약점 가진 후보도 수두룩

조 국·한동훈 ‘무연고’ 지적 … 청와대 출신엔 “선거용 스펙이냐”

대선주자엔 “중간 정거장” 비판 … 윤석열정부 실세 이력도 약점

1차 선대위 회의서 발언하는 조 국 상임위원장 조국혁신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상임위원장이자 경기 평택 을 국회의원 재선거에 출마하는 조 국 대표가 27일 국회에서 열린 1차 선대위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현우 기자
부산 출신인 조 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6.3 재보궐선거 출마 지역으로 고심 끝에 경기 평택을을 선택한 뒤 선거운동에 나서면서 ‘평택시’를 ‘평택군’으로 표기하는 실수를 저질렀다. 평택군은 40년 전인 1986년 평택시로 승격됐다. 경쟁자인 유의동 국민의힘 후보는 “조 국 대표님, 공부가 아직 한참 부족하신 것 같다”며 조 대표의 실수를 꼬집었다. 조 대표는 “평택 초보이므로 많이 배우겠다”며 대승적으로 대응했지만 ‘무연고 후보’라는 약점이 드러난 대목으로 해석되면서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재보선 지역이 14곳으로 순식간에 급증하면서 지역구마다 ‘준비된 후보’보다 ‘급조된 후보’가 넘쳐나고 있다. ‘급조된 후보’가 많다보니, 약점을 가진 후보도 수두룩하다는 지적이다. 지역구와 아무 연고가 없는 후보가 대표적이다. 난생 처음 가보는 곳에 출마하는 후보가 나올 판이다. 청와대를 갑자기 뛰쳐나와 출사표를 던지는 바람에 “출세를 위해 국정을 버렸다”는 비판을 받는 후보도 있다. 3년 뒤 대선 출마를 위한 ‘중간 정거장’으로 재보선 출마를 이용한다는 논란에 휩싸인 후보도 있다.

우선 지역구와 아무런 연고가 없는 후보들이 눈에 많이 띈다. 오로지 금배지를 달기 위해 낯선 지역구를 찾아가는 식이다.

부산 북갑에 출마한 무소속 한동훈 전 대표도 무연고 후보다. 서울 출신인 한 전 대표는 검사 시절 부산에 두 차례 근무한 인연이 있을 뿐이다. 국민의힘 공천이 유력한 박민식 전 보훈부장관은 28일 BBS 라디오 ‘금태섭의 아침저널’에 나와 “대구가 정치적 고향이다, 이러다가 또 해운대가 어떻다 하다가 두 군데 다 마땅치 않게 되니까 어떻게 보면 긴급 피난 성격으로 북구에 들이닥친 것 아니겠냐. 이건 기본적으로 북구 주민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며 한 전 대표의 무연고 핸디캡을 공격했다. 박 전 장관은 북갑에서 태어나 재선 의원까지 지냈다.

충남 아산을 공천이 유력한 민주당 소속 전은수 전 청와대 대변인은 부산에서 태어나 울산에서 학창 시절을 보냈다. 22대 총선에서는 울산 남구갑에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아산과는 별다른 연고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공천을 받은 김용남 전 의원(경기 평택을)과 이광재 전 의원(경기 하남갑)도 지역구에는 별다른 인연이 없다는 후문이다. 해당 지역구에는 최소 수 년 이상 표밭을 갈아온 국민의힘 후보들이 출마를 준비 중이다. 민주당 후보들이 무연고 핸디캡을 극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청와대를 그만 두고 재보선으로 직행한 후보들은 야당으로부터 “국정보다 자신의 출세만 챙긴다”는 비판을 듣고 있다. 하정우 전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과 전은수 전 청와대 대변인이 대표적이다. 하 전 수석은 부산 북갑, 전 전 대변인은 충남 아산을 공천이 유력하다. 최보윤 국민의힘 대변인은 28일 “청와대 근무를 오직 선거용 스펙으로 여긴 무책임의 극치”라고 비판했다.

재보선에 출마한 대선주자들은 “2029년 대선으로 가기 위한 중간 정거장으로 재보선을 이용한다”는 비판을 듣고 있다. 한동훈 전 대표와 조 국 대표 등이 대선주자로 꼽힌다. 박민식 전 장관은 28일 “아무리 남은 임기를 채우는 재보선이라지만 시작도 전부터 대선 출마를 위해 떠날 것이라고 밑밥을 깔고 있다”며 한 전 대표를 겨냥했다. 한 전 대표가 전날 “제가 만약 부산 북구를 떠나는 경우가 있다면, 더 크게 대한민국을 위해 봉사하는 경우 말고는 없을 것”이라며 차기 대선 출마 가능성을 시사한 걸 비판한 것이다.

충남 공주·부여·청양 출마가 거론되는 정진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윤석열정부 실세 출신이라는 점이 핸디캡으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공주참여자치시민연대는 28일 성명을 통해 “정 전 비서실장은 윤석열정권의 마지막 비서실장으로서 내란 사태와 그에 따른 국정 혼란에 막중한 책임을 져야 할 인물”이라며 출마를 반대했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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